[뉴스핌=김동호 기자] 카타르 국부펀드가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10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경기 회복에 따른 익스포저 확대 차원의 투자로, 벌써 상당한 평가차액을 내고 있는 중이다.
30일자 파이낸셜타임즈(FT)는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카타르 국부펀드가 BofA 주식 10억달러 어치를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카타르투자청의 직접 투자기구인 카타르홀딩스는 이미 2년전부터 BofA 주식에 대한 투자를 진행해왔으며, 작년 BofA 주가가 7~8달러까지 떨어졌을 때 지분을 더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BofA의 주가가 14달러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카타르 국부펀드의 BofA 지분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는 미국 규제당국이 보유 지분의 5%가 넘어야만 해당 지분을 공시토록 하고 있기 때문. FT는 현재 BofA의 시가총액이 1500억달러 규모인 것을 감안할 때 카타르 펀드가 투자한 10억달러는 BofA 지분의 1%가 좀 안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카타르 펀드의 미국에 대한 투자는 좀처럼 알려지지 않고 있었으나, 소식통에 의하면 이 펀드는 미국의 경기회복 전망에 무게를 두고 투자를 확대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펀드는 미국의 부동산 경기 회복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임대사업 등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2012년 미국의 귀금속업체인 티파니 지분 5.2%를 사들였으며, 2010년에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월트디즈니로부터 미라맥스를 사들인 바 있다.
한편, 앞서 지난 2009년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은 뱅크오브아메리카 지분 3.8% 처분하는 과정에서 원화로 6조 원에 가까운 천문학적 손실을 봤다. 국내에서도 비판을 받았던 한국투자공사(KIC)의 투자는 20억 달러에 달하는 메릴린치 지분의 BofA 주식 전환 당시 가격이 27달러가 넘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에도 평가액이 초기투자 원금의 절반을 겨우 넘는 정도로 판단된다. 한 때 거의 80% 가량 평가손실을 내던 것에 비하면 많이 회복된 수준이다.
KIC는 2010년에 이어 지난 2011년에도 BofA로부터 받은 배당액을 재투자하려다 계획 자체가 무산됐는데, 이 시점은 사실 BofA의 주가가 거의 바닥을 치던 때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최근 5년 주가 추이 |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