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홍군 기자]두산중공업은 지난해 8월 베트남 꽝아이성 안빈 섬에 해수담수화 설비를 기증했다. 안빈섬은 지하수가 전혀 나오지 않는 지역으로, 이 곳에 살고 있는 100여가구, 500여명의 주민들은 빗물과 외부식수에 의존해 살고 있었다.
두산중공업 베트남 법인인 두산비나가 기증한 설비는 하루 500명이 사용 가능한 100t의 담수를 생산하는 역삼투압(RO) 방식 해수담수화 설비 2기와 발전기 2기, 담수저장 설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설비기증으로 안빈섬에 살고 있는 있는 주민들은 만성적인 물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두산중공업도 기업 이미지가 높아져 현지에서의 인력 유치 및 사업확대에 탄력을 받게 됐다.
두산중공업이 해수담수화라는 핵심역량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사회적 가치와 기업의 가치를 동시에 실현한 사례다.
이처럼 국내 대기업들은 전세계 곳곳에서 CSV와 유사한 나눔활동을 해 오고 있다. 뉴스핌이 3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한 23개 기업 중 13개사(56.5%)가 CSV와 관련한 사업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기존 사회공헌 중심의 CSR과 뚜렷한 차별성을 찾기는 어렵지만, 지난 2011년 미국 마이클 포터 교수에 의해 CSV 이론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CSV를 실천해 왔다고 응답한 기업이 절반을 넘었다.
기업들이 제시한 CSV 사례는 교육, 일자리, 나눔 등과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CSV 사업 경험이 없다’는 기업은 10개사(43.5%)였다.
H사 관계자는 “기업들이 기존에 해오던 CSR 중에는 CSV로 간주해도 될만한 사례들이 제법 있다”며 “CSR과 CSV의 차이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답변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기업경영에서 CSV가 정말 필요한 것일까. “CSV가 경영활동의 필수요소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기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1개사(47.8%)가 ‘그렇다’고 답했다. ‘다소 그렇다’고 답한 7개사(30.4%)를 포함하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아니다’라고 응답한 기업은 1개사(4.3%)에 불과했고, 4개사(17.4%)는 ‘보통’이라고 응답했다.
또 대부분의 기업들이 경영활동에 CSV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귀사에서 CSV 사업은 확대되는 방향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11개사(47.8%), ‘다소 그렇다’ 6개사(26.1%) 등 23개 기업 중 17개(73.9%) 기업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답했다. 5개사(21.7%)는 ‘보통’, 1개사(4.3%)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