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외국인의 ‘바이(BUY) 코리아’가 주춤하고, 주식형펀드에서의 환매가 멈추지 않자 국민연금이 증시 수급의 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민연금이 올들어 월 평균 8600억원 어치를 순매수한데다 연말까지 최대 3조2000억원 가량을 투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달 21일부터 전날까지 12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4183억원 어치 순매수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투신에서는 팔자가 이어지며 1조2573억원 어치를 내던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지난 4일까지 사상 최장 기간인 44거래일째 환매가 자금이 빠져나갔다. 44거래일간 이어오던 외국인의 순매수행진도 마무리돼 더 이상 강력한 매수세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코스피시장 현물 거래대금이 3조~4조원대로 주저앉은 가운데 선물은 16만계약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이는 시장 하락의 징후로 읽혀지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으로 대표되는 연기금은 연말까지 최대 3조2000억원의 추가 매수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민연금의 올해 말 기준 국내주식에 투자 가능한 금액은 약 86조2000억원 가량이다. 지난 8월말까지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에 76조5043억원을 투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연말까지 연기금에서 1조6000억원에서 최대 3조2000억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지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이후 국민연금의 투자규모는 코스피 상승에 따른 평가액 증가와 연기금 순매수 금액을 감안했을 때 83조원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국민연금 국내 주식 투자 목표비중 20%, 86조2000조원을 채울 경우 연내 3조2000억원을 추가로 매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올해 연기금이 월별 평균인 약 8600억원을 매수한 것으로 볼 때 남은 두달간 추가적으로 1조6000억원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기금이 앞서 외국인이 증시를 끌어올린 것만큼의 랠리를 펼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유력하다.
이미 10월 한 달간 외국인은 4조6400억원 어치를 사들였으며 지난 8월 20일부터 코스피 시장에서 매수한 금액은 13조8600억원에 달한다. 연기금이 외국인만큼 대형주 집중 매수세는 보이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말까지 국민연금의 매수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평가되지만 외국인을 대체할 만한 정도의 큰 폭의 매수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 주가수준에서는 펀드 환매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코스피는 10월까지로 상승세가 끝났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