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선진국 통화 완화기조 지속과 더불어 12일까지 끝나는 중국 18기 3중전회(9일~12일)에서 다수의 개혁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투자 자금이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 다시 중국으로 몰리고 있다.
11일 중국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펀드조사기관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의 통계를 인용, 11월 첫 주 미국 사모펀드 시장에서 70억 달러(약 7조원)가 빠져나가고 미국 증시의 과학기술 종목에서 철회한 자금이 9년래 최고치에 달하는 등 투자자들의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열기가 사그러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반해 국제 자본의 중국 유입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10월 관련 데이터가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9월 중국 금융기관의 신규 외국환평형기금은 1264억 위안(약 22조원)으로 6,7월 마이너스 성장세에 비해 현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중국 국가 외환관리국의 은행 외환결제 통계에서도 9월 은행 외환결제 흑자 규모는 268억 달러(약 29조원)로 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며 흑자 규모가 8월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엔 국제무역발전회의 경제사무관 량궈융(梁国勇)은 "대외무역 흑자 증가와 국제자본 유입 가속화로 중국의 외국환평형기금이 8월 회복세로 돌아섰으며 9월 급격히 증가해 단기간 급증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국제 자본이 빠르게 유입되는 이유는 중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 외에도 풍부한 외부 자금 환경과 금리차를 노린 유입 등 단기적 요인 때문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중국 국내 경제 상황과 국제 자본 환경이 해외 자본의 중국 유입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18기3중전회 개혁정책에 기대감 고조
국내적으로는 18기 3중전회가 개최되면서 외부의 중국 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고 해외기관과 전문가들은 중국 투자 전망을 유망하게 평가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이 최근 경제학자와 정치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87%의 응답자가 3중전회 이후 나올 중국 개혁 방향에 대해 강한 신뢰를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적으로는 선진국의 통화정책 완화로 인해 풍족해진 국제 자본 환경도 중국으로의 해외 자본 유입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미국 정부는 취업 불경기에다 정부 재정과 채무 상황에 대한 우려로 10월말 양적완화 조치를 그대로 지속하기로 했다. 여기에 지난 7일 유럽 중앙은행도 재융자 금리를 사상 최저인 0.25%포인트로 인하하고 2015년까지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량궈융은 "유럽 중앙은행의 금리인하가 미국 양적완화에 비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지만 유럽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조치는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와 기본적으로 비슷한 정책 기조를 견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미국과 유럽이 이같은 조치로 국제 자금 유동성이 풍부해 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국제 시장에 넘쳐나는 자본이 수익성이 좋을 것으로 전망되는 지역, 특히 중국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 이를 반영하듯 최근 위안화 가치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 4~8일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5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 누계 상승률이 0.15%에 달했다. 10월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0.45% 올랐다.
중국 해관(세관)에 따르면 10월 무역흑자가 9월보다 2배 증가한 311억 달러(약 33조원)로 집계됐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중국의 무역흑자 급증으로 위안화 가치 상승 압력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러한 안정적인 위안화 가치 상승과 비교적 높은 금리가 외국 자본의 대량 유입을 유도하면서 위안화 가치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자오칭밍(趙慶明)국제금융문제 전문가는 "중국 국내외 환율과 금리 차이로 국제 자본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 향후 일정기간 동안에도 국제 자본 유입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다수 전문가들도 10월 중국의 외국환평형기금이 1월의 3515억 위안(약 62조원)을 초과해 연내 사상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부동산 업계의 자산 가격 상승도 국제 자본의 중국 대량 유입에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 금리차, 부동산 등 위안화 자산 투자 매력
량궈융은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도 일정기간 전월대비 하락세를 보이다가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는데 이는 국제 자본의 중국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증명한다"며 "특히 집값이 오를 것이란 단기적 전망에 힘입어 부동산 분야의 외자 유입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1~10월 부동산 개발 기업이 사용한 유치한 외자는 416억 위안(약 7조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3.4%가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헤지펀드 전문조사업체인 유레카헤지(Eurekahedge)에 따르면 올 9월말까지 중국 투자를 겨냥한 헤지펀드 자산 규모는 총 129억 달러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 1~9월 이러한 헤지펀드의 평균 투자 수익률도 일본을 제외한 중국 주변국보다 높았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국제 자본의 중국 유입이 양호한 중국 경제 전망 때문이기도 하지만 외부 통화 정책과 환경에 의한 금리차를 노린 단기 자본 유입 때문이기도 하다"며 "특히 금리차를 노린 단기 자본 규모가 훨씬 크고 급속히 유입됐다가 또 급속히 빠져나가는 투기성 핫머니가 대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자본 유입을 비롯해 중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양적완화 시행과 퇴출'이라며 이에 대한 전면적인 연구와 대응조치 마련을 주문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