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이 부부 중 한 쪽만 독생자여도 두 자녀 출산을 허용하기로 하고 조만간 새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2011년 부모 모두 독생자일 경우 자녀를 한 명 더 낳을 수 있도록 한데서 한 발 더 나간 조치로서, 이에 따라 중국이 1980년 도입한 '계획생육(한자녀 정책)정책'은 30여년만에 사실상 유명무실해지게 됐다.
12일 뉴스 포털 텅쉰재경(騰訊財經)을 비롯한 중국 언론은 당일 18기 3중전회 폐막 후 유력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 중국 정부가 부부 중 한 명이라도 외자녀일 경우 둘째 아이 출산을 허용할 것이라며, 관련 정책이 빠르면 14일께 정식 공포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사실상 2000년대 들어서부터 점진적으로 산아제한 정책을 완화해왔다. 현재 대다수 도시에서는 부모 둘다 외자녀일 경우 두 자녀 출산을 용인하고 있으며, 일부 농촌 지역에서는 부부가 딸 아이 하나만 두고 있을 경우 둘째 아이 출산을 허용하고 있다. 또한 일부 소수 민족에게는 산아제한 정책을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적용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1년 허난(河南)성에 대해 부모 모두 독생자일 경우 두 자녀 출산을 허용한 이후, 현재 31개 성과 자치구에서 모두 이 완화된 산아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고령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부모 한 쪽만 독생자여도 두 자녀 출산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전문가들은 두 자녀 출생 허용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두 자녀 허용 정책을 확대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급속하게 진행되는 고령화 때문이다.
중국의 제6차 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1~2010년 총 인구 연평균 증가율은 0.57%에 불과해 인구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인구 고령화는 급속도로 빨라져 2011년부터 65세 이상 노인이 중국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 이미 9.1%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 인구는 1억9400만명으로, 전문가들은 이 노인 인구가 2025년에는 3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진(國金)증권은 현행 산아제한 정책이 바뀌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중국 총 인구수가 2026년 최대치에 달한 후 매년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노동가능 인구증가율은 2014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나, 총부양비(생산연령인구에 대한 비생산연령인구의 백분비)가 2014년 이후 점점 높아져 인구보너스 효과가 사라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이에 대다수 전문기관은 '두 자녀 허용 정책'이 가져오는 개혁보너스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광대(光大)증권을 비롯한 전문기관은 이후의 산아제한 정책과 관련된 개선 조치와 산아제한 부처의 직능 전환 등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대체로 적절한 규모의 출생률 증가는 중장기적으로 고령화 사회의 부양 부담을 경감시킬 뿐만 아니라, 소비를 촉진하고 서비스업을 육성해 많은 취업 기회를 창출함으로써 중국 경제 구조전환과 업그레이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의료설비, 면역백신에서부터 분유, 기저귀, 장난감, 아동용품, 게임, 애니메이션, 학습교재, 놀이동산 등 영유아 관련 소비산업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밖에 국태군안(國泰君安)증권은 두 자녀 허용 이후 영아 인구 증가율이 매년 27~39%에 달해 중장기적으로 주택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급증하는 노인 인구에 상응하는 산업 발달이 취약해 중국의 양로(실버)산업이 떠오르는 기회의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화태(華泰)증권의 연구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매년 노인 인구에 제공되는 상품이 1000억 위안(약 17조6000억원)도 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노인 인구에 대한 상품 수요가 2010년에는 1조 위안(약 176조원), 2050년에는 5조 위안(약 8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향후 관련 시장 성장 여지가 매우 클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또한 광대증권에 따르면 현재 중국 도시와 농촌의 노인 인구의 최저 생활소비가 이미 9000억 위안(약 158조원)을 돌파, 그 규모가 매우 방대한 것으로 전해져 중국 실버산업의 향후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한편 이같은 산아제한 정책 변화에 따라 양로 및 두 자녀 허용 정책 확대 관련 테마주가 급등하는 등 중국 증시가 들썩이고 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