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인하에 대한 시장 일각의 기대감을 꺾고 금리인상 쪽으로 세몰이를 하는 모습이다.
ECB(유럽중앙은행)가 금리를 인하하는 반면 BOE(영국중앙은행)는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등 대외여건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한은이 우리는 내년 중에 GDP갭이 해소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기 때문이다.
채권도 장초반 강세에서 다시 약세로 전환해 시장도 한은의 입장에 동화되는 양상이다.
14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50%로 6개월 연속 동결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손성원 교수가 불을 지피고 시장 일각에서 키웠던 기준금리 인하 등 추가적인 완화조치에 대한 기대와는 다른 결론이다.
낮은 물가상승과 가계부채 부담도 이유지만 전날 나타난 미국 자넷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부의장의 입장이 이런 기대감을 지지해왔다.
하지만 김중수 한은 총재가 "GDP갭이 내년 중에 어느정도 사라질 것"이라며 내년 통화정책이 긴축적으로 전환될 것임을 시사함에 따라 채권시장의 흐름도 달라졌다.
장초반의 금리 하락에서 금리상승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비록 연준의 테이퍼링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지만 국내외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물가수준도 정상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여 금리인상쪽으로 세몰이가 된 셈이다.
토러스투자증권의 김종수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국내 통화당국이 독자적인 정책수행이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내년에 경기회복세가 확연해지고 물가수준도 회복될 것으로 보여 내년의 통화정책기조는 긴축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가늠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GDP갭이 해소될 것이라는 한은 총재의 발언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
현대경제연구원의 박덕배 박사도 "손성원 교수가 주장했듯이 피부로 와 닿는 체감경기로는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미국의 출구전략을 앞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 한은의 처지"라고 설명했다.
박 박사는 "금리는 동결했지만 물가가 근원물가수준으로 수렴하고 내년엔 경제가 좋아진다는 기대를 바탕으로 금리 인상쪽으로 대세 몰이를 하는 모습"이라고 한은의 입장을 그려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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