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내년 주택경기 전망도 '상저하고'?
상반기에는 경기가 저조하지만 하반기에는 개선될 것이라는 주택경기 전망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매년 연말이면 이듬해 부동산 경기가 상저하고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져 나오지만 매년 틀려서다. 지난 몇 년간 주택시장은 이렇다할 반등없이 계속 침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5일 부동산 관련 업계가 지난 몇 년간 내놓은 주택경기 전망을 보면 '내년 상승세 전환'이란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내년 1분기 저점 통과 후 하반기 가격 상승'이란 내용이 반복된다.
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지난해 11월 내놓은 '2013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보고서'에서 "2013년 수도권 주택가격은 상저하고, 약보합"이라고 전망했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도 건산연과 똑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주산연은 지난 2012년 11월 내놓은 전망 보고서에서 "수도권의 주택가격은 상저하고의 경제성장 흐름과 유사하게 진행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해 11월 7일 '2013년 건설 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수도권 주택가격은 '상저하고'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세미나 보고서의 일부분 |
건산연과 주산연은 그 이전에도 주택경기가 상저하고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주산연은 지난 2011년 11월 내놓은 전망보고서에서 "서울·수도권 시장은 2012년 1분기 정도에 저점(바닥)을 통과하고 가격 하락폭이 둔화되는 조정기를 거치면서 2012년 3~4분기경 본격적인 가격 상승세로 전환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주택경기가 상저하고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을 2년 연속 내놓은 것이다.하지만 실제 주택경기는 지난 2009년을 정점으로 계속 침체 상태다.
관련 업계에서는 주택경기 전망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건설·주택경기는 거시 경제 흐름을 따라 간다는 이유에서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다양한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한국은행이나 정부가 예측하는 내년도 경기 전망도 중요 참고 자료"라며 "(정부의) 상저하고 경기 전망이 많기 때문에 일정 부분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주택시장 전망은 통계 구조상 증권과 달리 전망이 어렵다. 우선 표본에 해당하는 주택이 너무 다양해 평균값을 내기가 쉽지 않다. 또 가격을 조사하는 부동산 중개업자의 심리나 매도자의 호가가 반영돼 통계가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향후 경기를 전망하는 데 한계가 있는 셈이다.
때문에 연구기관들은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과 같은 '정성적' 기대치를 전망에 반영하기도 한다. 시장의 심리에 따라 전망이 휴지조각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2011년 내놓은 전망에서 "2012년은 대규모 선거가 상·하반기에 예정되어 있어 선거에 의한 부동산시장 상승 압력은 과거에 비해서는 약화되겠지만 상존할 것"이라며 "수도권에서는 집값이 1% 상승하고 지방에서는 7%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7일 내년도 주택경기 전망을 내놓은 건산연은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 추세선은 하락 중이나 순환주기는 확장 국면"이라며 "순환주기는 지난 3월 저점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