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중국의 아시아 지역 내 영향력 확장를 경계하는 일본의 행보가 본격화 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센카쿠열도(중국명 다오위다오)를 두고 중국과 영유권 분쟁으로 벌이며 자위권 강화를 외치고 있다.
일본은 본국에 대한 자위권을 넘어서 집단 자위권 개념인 '적극적 평화주의'를 외치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일본의 입장에 미국과 영국 그리고 유럽연합(EU) 등이 자국 이해관계에 기초해 적극적 지지 입장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인접한 아세안의 이 같은 중국 견제 행보가 주목된다.
[사진: 자위대 사열 중인 아베 총리, 출처: AP/뉴시스] |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적극적 평화주의'가 먹혀들자 이를 토대로 '집단적 자위권 행사'로 나아간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10월 외교 장관 회동 이후 일본의 집단적 지위권 행사를 적극 지지한다는 공동성명서를 채택한 바 있고, 호주 외부장관도 이어 지지 입장을 밝혔다. 이어 영국 외무장관이 아베 총리의 적극적 평화주의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천명했으며 러시아 역시 일본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캄보디아에서 지지까지 끌어내면서 아베의 행보는 상당히 탄력을 받은 상태.
'적극적 평화주의'는 지난 9월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아베 총리가 제기한 개념으로, 일본 헌법의 평화주의를 기초로 세계평화와 안정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기여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것이 일본의 집단 자위권 행사를 논리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만든 개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본의 자위권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분석이다.
적극적 평화주의란 군사력을 확대해 평화를 지킨다는 것이고, 집단적 자위권은 동맹국이 공격을 받았을 때 자국이 공격 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반격에 나선다는 개념이다.
아베 총리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순방하며 아시아 지역과 세계 평화를 위한 적극적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아베 총리는 지난 16~17일 양일간 캄보디아와 라오스를 잇달아 순방하며 '적극적 평화주의'에 대해 지지를 이끌어냈다.
아베 총리는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통싱 탐마봉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공동성명을 통해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책임을 다하겠다"며 적극적 평화주의를 강조했다. 이에 통싱 총리 역시 평화국가로서의 일본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일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에는 헤르만 반 롬푀이 EU 상임의장과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 등이 일본을 방문해 아베 총리와 회동한 뒤 "적극적 평화주의에 기반한 안전보장 정책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동아시아 영유권 분쟁에 따른 긴장 상태에 대해서도 일본과 우려를 공유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아세안 10개국 순방을 마친 아베 총리는 일본과 아세안의 우호협력 40주년을 기념해 오는 12월 13∼15일 사흘간 도쿄에서 일본·아세안 특별 정상회의를 주최할 예정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 정상회의에서 중장기 ‘우호 비전’으로 일본이 아시안 지역과 세계의 평화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선언을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우호 비전 초안은 일본 정부가 작성해 아세안 국가들에 전달했으며, 양측은 중국의 진출을 견제하며 안보 협력을 강화할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남중국해를 두고 중국과 지속적인 갈등을 빚고 있는 아세안국가들에겐 일본의 군사력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일본 역시 적극적 평화주의에 대한 아세안의 지지를 얻음으로써 중국을 견제하며 자신들의 군사력을 강화할 명분을 얻을 수 있어 일본과 아세안의 협력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