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앙은행의 행보에 따라 달러화와 유로화의 움직임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장 초반 유럽중앙은행(ECB)이 초과 지급준비금에 대해 0.1%의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로화가 강한 하락 압박을 받았다.
이에 반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의사록에서 수개월 이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시행 가능성이 확인된 데 따라 달러화가 상승 탄력을 받았다.
20일(현지시간) 뉴욕외환거래소에서 유로/달러는 0.80% 하락한 1.3430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큰 폭으로 하락, 유로/엔이 0.97% 밀린 134.27엔을 나타냈다.
엔화에 대해 달러화는 소폭 하락했다. 달러/엔이 0.17% 떨어진 99.97엔에 거래됐다. 달러 인덱스는 0.66% 오른 81.06을 나타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ECB는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높아질 경우 초과 지준금에 대해 0.1%의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와 관련, 시장 전문가들은 이미 예측했던 행보라는 반응이다. 보다 강한 경기 부양을 위해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정책자들은 향후 수개월 이내에 양적완화(QE)를 축소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사상 최저금리를 상당 기간 지속할 뜻이 확인됐다.
웨스턴 유니온의 조 마님보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비둘기 파에서 한발 물러서는 움직임”이라며 “내년 3월 또는 그 이전에 양적완화(QE)를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향방이 엇갈렸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달에 비해 0.1% 하락,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흐름이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에 비해 3.2% 감소, 2개월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매판매는 ‘셧다운’에 대한 파장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월에 비해 0.4% 증가해 보합을 나타낼 것이라는 시장 전문가의 예상과 달리 호조를 나타냈다.
한편 이머징마켓 통화 가운데 남아공의 랜드화가 상승한 데 반해 칠레 페소화가 하락했다. 랜드화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5.5%로 상승폭이 축소된 데 따라 달러화에 대해 0.26% 상승했다.
반면 칠레 페소화는 중앙은행이 25bp의 금리인하를 단행한 데 따라 달러화 대비 0.48%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