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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경쟁법강화] ② 정부 “국내기업, 中 리스크 철저 대비해야”

기사등록 : 2013-11-2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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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대책마련 고심…韓 자동차제조사 제재 가능성도 ‘솔솔’

중국이 18기 3중전회 이후 외자를 포함한 대기업 자본에 대해 반독점법 적용을 대폭 강화할 뜻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공정경쟁 환경 토대를 구축해 다국적 기업의 기술 및 상품 독점을 통한 시장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목표다. 중국 당국은 18기 3중전회의 결의 내용을 집약한 '결정' 문건에서도 공정한 시장경쟁 질서 확립을 분명히 언급했다. 이는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펼칠 10년 정책 청사진의 일환이어서 향후 중국에 뿌리내리려는 외국 기업들은 이에 대한 충분한 사전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중국은 이미 올초부터 주요 산업 및 제품에 대해 국내외 기업 불문하고 대대적인 반독점법 행위 단속 활동을 펼치며 사전경고를 해왔다. 날로 거세지는 중국 반독점 정책과 전망,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및 업계 차원의 대응 노력 등을 점검해 본다.[편집자주]

[뉴스핌=김민정 기자] 중국이 경쟁법 집행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국내에선 한국 정부가 현지 진출기업 보호와 관련해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법 집행 초기라 불확실성이 큰 데다 우리나라와 경쟁 관계에 있어 제재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25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이 경쟁법 집행을 강화함에 따라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 큰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직 중국의 경쟁법이 정착 초기인데다 중국의 경쟁당국이 3개 기관으로 분산돼 있는 등 아직 불명확한 것이 많다는 지적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무엇이 법위반인 지 언제 칼을 들이댈 지나 경쟁당국이 3개라는 점 등 불명확한 것이 많다”며 “집행을 하면서 경쟁국을 상대로 하는 요소도 있을 것으로 보여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경쟁당국은 경쟁정책 수립기관인 반독점위원회(AMC)와 법 집행기관은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가격남용·카르텔),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SAIC, 비가격 시지남용·카르텔), 상무부(MOFCOM, 기업결합) 3개로 분리돼 있다. 집행기관의 지방조직 및 지방정부도 집행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 반독점법 집행구조(그림=공정거래위원회)

올 초 중국 경쟁당국은 LCD(액정디스플레이)패널 담합 건과 양조사 담합건으로 각각 6개사 625억원, 2개사 79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지난 8월에는 보석류 답합 건으로 5개사에 약 19억원, 분유 담합 건으로 6개사에 1183억원의 과징금 부과 조치도 내렸다.

중국이 경쟁법 집행을 강화하겠다는 명목으로 반독점법을 자국 산업보호와 외국기업 길들이기에 악용하고 있다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올 초 중국 NDRC는 LCD 가격담합을 사유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각각 172억원과 20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는데 대상기업에 조사개시나 결과통보도 하지 않았으며 소명절차 기회도 부여하지 않아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제약과 분유업체의 가격담합에 제재를 가한 중국 경쟁당국은 자동차업계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최근 NDRC는 중국자동차딜러협회(CADA)를 통해 수입자동차 가격 리스트를 받아 중국과 해외에서의 가격차이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럽계 자동차제조사인 폭스바겐이 이번 조사의 주요 타겟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 중국에서 자동차를 팔고 있는 우리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분유업체 담합 제재는 호주기업을 타깃으로 했는데 우리 남양유업이나 매일유업도 수출을 많이 하고 있다”며 “자동차 담합은 유럽 쪽을 타깃으로 하지만 균형상 유럽만 제재할 수는 없을 것이고 우리 업체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중국 경쟁당국의 움직임에 따라 최근 우리 정부는 중국 진출 기업 보호를 위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노대래 공정위원장이 직접 나서 “우리 기업들 스스로 중국의 경쟁법 리스크에 철저한 대비 필요가 있다”며 “중국 당국의 동향 등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중국 관영언론 등에서 문제를 제기할 때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정부는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면서 정부는 중국 당국의 자의적인 경쟁법 집행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 정부에 ▲피심인 방어권 보장 ▲외국기업 비차별 ▲투명성 등을 요구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 입어 중국 당국은 1단계 협상 결과 법집행의 투명성 제고와 경쟁당국 간 협력을 FTA(자유무역협정) 경쟁챕터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했다.

우리 정부는 2단계 협정문안 협상시 피심인 방어권 보장과 외국기업 비차별 등을 지속적으로 주장할 계획이다. 특히 올 1월 LCD 가격담합 제재건에서 발생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절차적 정당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우리 기업을 보호하려면 절차적 정당성을 반드시 확보해 그에 따라 우리가 클레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지난 21일 중국 현지에서 우리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국제카르텔 예방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선 공정위의 중국경쟁법 전문가가 중국 경쟁법 전반에 대해 소개하고 NDRC의 카르텔 규제 담당 공무원이 중국의 카르텔 제도 및 법 집행 동향을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중국에 진출한 현대자동차, LG전자, SK에너지, 두산인프라코어 등 40여개 기업의 임직원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

공정위는 또, SAIC, NDRC과 한・중 카르텔 실무협의회를 통해 우리기업의 절차적 권리보장 및 국제공조조사체계 구축방안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중국 현지에서 우리 정부가 국내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을 충분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공정위가 중국 현지에 파견한 인력은 주중한국대사관의 공정거래관 1명 뿐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업무가 늘어나다보면 추가 인원이 필요할 수 있다”며 “중국이 경쟁제도를 도입하면서 급변하고 있는 상황이라 현재 나가 있는 인원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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