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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개혁] ③ '낙하산 인사' 방지 어떻게…전문성·도덕성 강화

기사등록 : 2013-11-2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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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개선이 전부는 아냐…보은인사 방지 등 인식 개선도 급선무"

공공기관의 방만경영과 부실 문제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올해 들어 공기업 부채문제가 국가재정을 위협하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경고음이 켜지면서 사회적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8일 시정연설에서 공직기강 확립과 원전 등 각종 비리 척결, 공공부문 개혁 등을 강조하고 나선 상황이며, 정부도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다음 달 초 고강도 공기업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뉴스핌은 19대 국회에서 발의된 공기업 개혁안을 중심으로 향후 국회 차원에서 논의될 다양한 공기업 개혁방안과 처리 전망 등을 미리 살펴봤다.[편집자註]

[뉴스핌=함지현 기자] 공공기관 개혁의 핵심 중 하나로 꼽히는 이른바 '낙하산 인사' 방지를 위한 국회 개정안들은 공공기관장 및 임원의 전문성·도덕성 담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울러 제도개선도 중요하지만 '정치적 보은(報恩) 인사'를 막기 위한 인식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계류 중인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임원의 자격요건 강화와 임원추천위원회 투명성 강화가 주를 이루고 있다.

민주당 전순옥 의원은 공공기관 중 시장형 공기업의 장을 임명하는 경우 국회의 인사청문을 거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인사의 적격성 여부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같은 당 안민석 의원은 임추위에서 임원을 추천하는 경우 3분의 1이상은 해당 공공기관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추천하도록 해 전문성을 강화토록 했다.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도 공공기관 임원의 결격사유에 '국가공무원으로서 퇴직한 지 10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를 추가하도록 했다. 같은 당 이명수 의원은 임추위가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기관장 후보자를 추천할 때 해당 기관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전문가를 추천토록 하는 등 전문성이 없는 낙하산 배제 방식을 제시했다.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감사를 임추위가 추천하는 경우 감사 관련 업무에서 종사한 경력이 있는 등 일정한 자격요건이 있는 사람 중에서 추천하는 개정안을 제출했다. 감사 업무의 전문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 정부의 낙하산 인사 또는 정치계의 보은 인사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임원 후보자를 추천하는 임추위의 투명성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민주당 장병완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대표적이다. 장 의원은 임추위 회의내용을 녹취하도록 하고, 회의록을 작성·보존해 이를 공개하도록 법률에 규정하는 법안을 내놨다.

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이같이 기록된 회의록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가 요구할 경우 반드시 제출해 공공기관 임원 선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에 이 같은 내용의 법안이 발의돼 있지만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사건 등으로 여야 대치국면이 장기화하고 있어 당분간 처리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낙하산 인사의 근절을 천명한 바 있음에도 새누리당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최근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 임명과 새누리당 김성회 전 의원의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내정설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던 민주당도 낙하산 인사 문제를 해소할 의견은 모으지 않고 있기도 하다.

민주당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가 투명하거나 공정한 스타일이 아닌데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자리를 요구하고 있다"며 "조만간 낙하산 인사가 빈번히 일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통제 장치가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양한 방식으로 통제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개별 의원실에서 법안을 내놓고 있지만 당론으로 딱히 관철하겠다는 것은 없다"며 "기재위 심의도 수월하게 합의되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새누리당측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있지만 구체적인 움직임은 확인을 해봐야 한다"며 "소관 상임위에서 의사일정이 합의돼야 할 텐데 아직은 난망하다"고 말했다.

▲ 지난 10월 29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3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 토크 콘서트` 모습 <사진=뉴시스>
◆ "제도 개선이 전부는 아냐…인식 개선 등 이뤄져야"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한 법적·제도적 개선도 중요하지만,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자기 사람 챙기기'나 '보은(報恩)  인사'를 막기 위한 인식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25일 '공공기관 임원 선임제도의 현황 및 개선과제' 자료를 통해 ▲임원 선임기준 구체화 ▲임원추천위원회의 실질적 독립성 확보 ▲임원 선임과정의 투명성 제고 ▲임원 임기제에 대한 검토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관별로 요구되는 전문성과 역량이 상이함에도 추천기준이 모호하고 획일적이며 임원의 자격요건이 구체화돼 있지 않은 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또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임추위와 정권 교체 시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임원의 임기가 보장되지 않는 점 등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낙하산 인사 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이런 제도적 개선뿐만 아니라 인식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제도적으로 보완을 한다고 해도 임명의 결정권을 가진 인사권자나 수혜자의 문화적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어떻게든 빠져나갈 방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제도의 개선 못지않게 운영의 실효성 확보가 중요한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제도개선을 하더라도 인사권자가 이를 회피하려고 할 경우 이를 막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며 "공공기관 임원 직위를 공직자의 은퇴 이후 재취직이나 정치적 보은을 위한 자리로 여기는 인식의 개선과 함께 인사 원칙과 제도를 준수하는 관행의 확립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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