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유망기업을 증시로 끌어들이기 위해 상장 문턱을 낮추고 인센티브를 확대한다. 상장 절차 간소화와 함께 상장법인에 대한 세제지원, 지배구조의무 완화 등이 추진된다.
성장성 높은 기업들의 상장을 촉진해 금융시장과 실물시장 융합 성장을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27일 '금융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증권시장 진입 문턱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상장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금융경쟁력 강화 방안에 포함된 유망기업 상장 활성화는 무엇보다 상장 절차의 간소화와 비상장기업과의 간극 좁히기에 방점을 찍었다.
코스닥기업의 상장질적심사 항목을 현행 대비 50% 줄이고, 우량 코스피 상장기업의 경우 상장심사기간을 45일에서 20일 이내로 단축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현재 총 54개에 달하는 수시공시 항목을 전면 재검토하고, 대형 비상장법인(자산 1조원 이상)에 대한 회계감독 강화를 통해 규제차익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IPO시장은 말 그대로 ‘혹한기’를 지나고 있다. 코스닥 열풍이 시작된 2005년 증시에 입성한 기업은 총 177개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28개로 급감했다. 지난해 공모규모는 1조94억원에 불과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나아진 1조2000억원 규모로 공모시장 마무리가 예상되지만 현대로템이 6224억원을 조달한 점을 제외했을 때 여전히 ‘흐림’상태다. 삼성생명이 증시에 입성한 2010년 10조900억원 대비로는 1% 규모다.
코스닥 상장기업 상장질적심사 항목을 50% 감축한다는 점은 코스피 상장 기업과 달리 상장작업만 약 2년 이상이 필요한 코스닥 기업의 상장 시기를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현재 54개에 이르는 수시공시제도를 전면 재검토해 정보의 유용성과 중요성 정도에 따라 수시공시항목을 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증권사 IPO팀 관계자는 “공시 부담과 상장 심사 부담을 모두 줄여준다는 것은 특히 코스닥 기업들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는 부분”이라며 “실질적인 방안이 나와야 구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이 사안은 매년 나오는 상장 지원 방안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고 평가했다.
특히 코스닥 기업 상장시 질적심사기준을 과거 실적 중심에서 미래 성장 잠재력을 중심으로 개선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앞서 기업 밸류에이션 산정 시 미래가치를 인정해 달라는 점은 기존 IT, 바이오 업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올해 상장한 코스닥 업체 관계자는 “거래소 측에서는 기존 실적을 가지고 공모가 밴드를 설정해 아쉬움이 많았다”며 “공모 이후 실적이 좋다면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얘기도 맞지만 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아쉬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코넥스에서부터 코스피까지 상장 사다리를 강화하고 관련 부처 협의 등을 통해 상장법인 세제지원, 지배구조의무 완화 등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게 금융위 측의 계획이다.
코스닥 상장을 검토했지만 코넥스에 상장한 아진엑스텍 등 코넥스 기업이 코스닥 이전 상장 사례가 실제로 나타나면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행정적인 부분과 함께 IPO를 적극 유도하려는 시장 분위기가 형성돼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공모 시장 흥행은 밸류에이션 뿐 아니라 분위기도 크게 작용하는 측면이 있어서 단순히 행정적 부분 개선이 중요한 게 아니다”며 “(기업가치 산정시 미래가치가 많이 인정받지 못했던 것처럼)문제는 가격인데 거래소 측이 아직까지 상장에 있어서 가격 디스카운트를 과하게 요구하는 등 보수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