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5일(현지시간) 열린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는 ‘서프라이즈’ 없이 마무리됐다. 투자자들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로 동결했고, 추가 부양책 카드도 아꼈다.
특별할 것이 없는 회의 결과였지만 관전포인트가 없지 않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얘기다.
(출처:AP/뉴시스) |
무엇보다 인플레이션 전망치다. ECB는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종전 1.3%에서 1.1%로 낮춰 잡았다. 그리고 이날 처음 제시한 2015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1.3%로 목표 수준인 2.0%를 크게 밑돌았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회의 전 일본식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내년 추가 부양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ECB는 필요 시 추가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추가 부양을 단행할 특정 조건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초과 지급준비금에 대한 마이너스 금리 시행과 재할인율 인하를 배제하지 않은 데 의미를 뒀다. 이와 함께 유로화 평가절하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친 점도 시장 트레이더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주장이다.
이어 장기저리대출(LTRO)에 대한 드라기 총재의 입장 변화다. 그는 또 한 차례 LTRO를 시행할 경우 실물 경기를 진작시키는 효과에 모든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값싼 유동성을 은행권에 공급해 국채를 사들이는 데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 여신을 늘리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ECB가 유로존 은행권 안정을 위해 자산의 질적 평가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공격적인 부양책을 시행해 일본식 장기 침체를 차단했지만 금융권 자산건전성과 관련된 기준이 흔들릴 경우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드라기 총재는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자금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이 확인됐다. ECB 대출 재원은 지난해 고점에 비해 40% 급감했고, 이는 은행권이 ECB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민간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드라기 총재는 강조했다.
그는 자금시장의 여건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