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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 외환 파생거래 40% 급증 "헤지+투기"

기사등록 : 2013-12-1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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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사헌 기자] 신흥시장 투자에서 발생하는 환차손을 억제하기 위한 투자자들의 노력에 따라 최근 수년간 선물환, 스왑, 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일 국제결제은행(BIS)이 발표한 분기 금융시장 동향 보고서에 의하면, 최근 3년간 신흥시장 통화 파생상품 거래량이 4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외시장(OTC)의 신흥시장 통화 파생 거래량은 5350억 달러로 2010년의 3800억 달러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장외시장은 외환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증권사 거래망 등을 통해 이루어진 증권거래를 의미한다.

파생상품 거래는 선물환, 통화스왑 및 옵션 등 다양한 채널에서 모두 강하게 증가했다. 옵션 거래는 최근 3년 동안 무려 102%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선물환이 45%, 외환스왑이 35% 그리고 통화스왑이 29%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현물환 거래는 17% 늘어나는 데 그쳐 대조를 이뤘다.

※출처: 국제결제은행 보고서

앞서 BIS가 조사한 바로는 2013년 4월 기준 일일 글로벌 외환거래액은 5.3조 달러로, 2012년의 일일 4조 달러에 비해서 35% 증가했다.

그러나 이후 10월까지 일일 거래량은 5조 달러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이 같은 감소세는 유로화와 엔화 현물환 거래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유로화 현물환 거래 감소세는 2011년 후반부터 이어지는 추세이며, 엔화 거래 감소는 2012년 후반부터 2013년 초반까지 급격한 증가세에 이어진 것이다.

※출처: 국제결제은행 보고서

BIS는 "신흥시장통화 파생거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자들이 현지통화표시 투자의 환차손 억제나 현지통화의 변동성에 대한 투기 등 헤지와 투기성 수요가 크게 증가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유동성 여건이 개선되면서 신흥시장 통화의 매매 스프레드가 선진국 수준으로 줄어들자 국제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상승효과가 동반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신흥시장통화 거래가 전체 외환시장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에는 17%까지 증가, 2007년의 12%에 비해 5%포인트나 늘었다. 중국 위안화가 거래빈도가 가장 높은 10대 통화(9위)에 진입했고, 멕시코 페소화도 다시 10대 통화 대열(8위)에 들었다.

2013년 중반에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양적완화(QE) 축소 발언으로 신흥시장의 금융 혼란이 발생하면서 다수의 신흥시장 통화가 약세를 보이는 등 이 시장의 주식과 채권에 투자한 외국계 투자자들의 투자수익이 크게 감소하거나 손실이 유발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가 18%나 평가절하됐고 인도, 터키, 브라질의 통화도 약 10%~12% 가량 약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신흥시장은 외환 파생거래 뿐 아니라 금리 파생 거래도 약 33% 늘어나는 등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아직 일일 금리 파생거래 규모는 840억 달러로 선진국시장과 비교해 4% 정도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출처: 국제결제은행 보고서

한편, 최근 글로벌 외환시장 변화 중에서 주목할 대목으로는 글로벌 외환거래에서 EBS나 톰슨로이터 등 전통적인 외환딜러 거래플랫폼의 비중이 줄고 대형 글로벌은행이 거래를 중개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가 있다.

3년 전 22%를 차지했던 EBS와 로이터 플랫폼의 중개 비중은 16%로 줄어들었다. EBS의 일일 외환거래 처리액은 2013년 10월 현재 평균 770억 달러로 2006년 이래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로이터 딜링머신의 중개규모는 일일 970억 달러로 역시 집계가 시작된 2010년 이후 가장 작았다.

외환거래의 구조도 바뀌고 있다. 이전까지는 은행의 딜러와 고객 간의 거래가 주를 이뤘으나, 이제는 은행과 비은행(펀드, 보험 등)이 동일하게 외환시장의 유동성 공급자가 되는 '핫포테이토' 거래 형태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거래 속도도 더 빨라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외환거래 은행 외의 금융회사가 차지하는 외환거래량은 올해 일일 2.8조 달러로 2010년의 1.9조 달러에 비해 대폭 늘어나면서 전체 외환거래량 증가의 3분의 2나 차지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여기에는 소형은행과 연기금, 뮤추얼펀드, 헤지펀드, 고주파거래회사나 중앙은행 및 국부펀드 등 다양한 주체가 포함된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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