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내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여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역발상이 꼬리를 물고 있다.
연준의 양적완화(QE) 축소가 내년 1분기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지배적인 전망과 달리 내년 말까지 테이퍼링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또 한 편에서는 연준이 월 85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을 줄이더라도 금융시장에 대한 충격이 제한적일 뿐 아니라 이를 반기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출처:AP/뉴시스) |
12일(현지시간) 웨스트팩 은행은 미국 경제가 자력으로 회복을 이룰 수 있는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며, 때문에 내년 연준이 테이퍼링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QE 축소 예상이 크게 확산된 것은 고용 지표와 인플레이션을 근거로 한 것으로, 연준의 부양책 축소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얘기다.
최근 4개월 가운데 3개월에 걸쳐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20만 건을 넘었고, 11월 실업률이 7%로 떨어지자 연준 안팎에서 QE를 줄여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이에 대해 웨스트팩 은행의 롭 레니 글로벌 외환 전략 헤드는 “실제로 연준이 조만간 테이퍼링을 실시하면 곧 이어 이를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다른 형태의 부양책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용 지표 향상과 관련, 그는 “겉으로 드러난 헤드라인 지표는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고용을 질을 포함해 속을 들여다보면 한파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한편에서는 테이퍼링의 시장 영향이 지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트의 사무엘 워드웰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연준의 행보에 대해 긴장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시장에 커다란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5월 벤 버냉키 의장이 테이퍼링을 처음 언급했을 때와 같은 상황이 재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전략가 역시 “QE 축소가 경기 회복과 점진적인 금리 상승, 인플레이션의 통제가 뒷받침되는 가운데 이뤄지면 주가는 오히려 상승할 것”이라며 “미국 통화정책은 정상화 수순을 가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테이퍼링을 반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판단도 나왔다. 아베르딘 애셋 매니지먼트의 브래드 크롬비 채권 헤드는 “대다수의 은행이 고금리에 목마른 상황”이라며 “테이퍼링에 따른 금리 상승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