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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투 본입찰, "KB금융보다 NH농협이 한발 앞서"

기사등록 : 2013-12-16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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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사외이사 설득 난항+아비바생명 처리곤란

[뉴스핌=노희준 기자] "KB가 불리한 건 틀림없다. 우리는 외국인 투자도 많아 주주에 대해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3개의 '혹'을 갖고 오는데 목맬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하는 이사들이 꽤 있다. 동양보다는 대우(증권)다."(KB금융 한 사외이사)

                                      우리금융본사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을 묶어 파는 우투 패키지 매각 본입찰이 16일 실시되는 가운데 KB금융이 본입찰 가격 레인지(범위)를 놓고 이사회 설득에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실사 결과 가장 골칫거리로 판정난 아비바생명을 처리하는 데도 KB금융이 불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금융권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본입찰이 이날 오후 5시에 마감된다. 본입찰에는 KB금융과 NH농협금융, 파인스트리트 등 3곳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본입찰에서 인수 후보들은 우투 패키지 가격을 1조원 안팎에서 써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우투를 사기 위해서는 생명과 자산운용, 저축은행에 대한 개별 인수가를 써내야 하는데, 매각자인 우리금융은 헐값 매각 논란을 없애기 위해 개별 매물의 최저 입찰가를 제한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어떤 가격 이상으로 비딩(입찰)을 하고 어떤 가격 이하로 써 내면 그에 따라 감점을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인수 후보들이 실사한 결과 패키지 내 우투를 제외한 다른 매물들이 전체 가치를 갉아먹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아비바생명은 지급여력비율(RBC)을 당국 기준에 맞추기 위해 2000억원 가량의 증자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인수후보측 고위 관계자는 "실사한 것 중에서 제일 문제가 있는 게 생명이다. RBC가 떨어져 인수를 해도 돈을 더 집어넣어야 할 판이다. 이건 어느 쪽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다른 인수후보측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증자를 할 필요는 없지만, 부실을 개선한다고 하면 마이너스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조3000억~1조4000억원으로 추정됐던 우투패키지 매각가격(유진투자증권 추정)은 1조 안팎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KB금융의 한 사외이사는 "우투증권의 매각 가치는 1조원 이상이지만, 나머지를 마이너스 하면 1조원이 많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우, 현대, 동양증권 등 다른 매물이 줄줄이 기대되면서 인수자들의 선택 카드가 많아진 것도 본입찰가를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 관련 업계, KB금융보다 NH농협에 한표

이런 조건에서는 KB금융보다 농협금융이 우투패키지를 가져갈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우투와의 시너지는 별개로 하더라도 골칫거리인 생명과 저축은행 처리에서 농협금융이 KB금융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농협은 생보가 KB쪽보다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지급여력을 맞추기 위해 돈을 더 집어넣는 데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생명은 업계 4위지만, KB생명은 업계 순위가 15위 정도에 불과하다. 저축은행 역시 KB금융은 이미 제일저축은행과 예한솔저축은행을 인수한 바 있지만, 농협금융은 그룹 내 저축은행이 없다.

다만,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은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회사를 이긴다는 차원에서는 가격 결정을 할 수는 없다. 그건 나중에 큰 책임문제가 따를 거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런 여러 상황을 고려, KB금융은 우투 이외에도 동양증권 등의 인수에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분위기상 농협이 앞서 있다는 것 같다"며 "(KB에) 대우, 현대, 동양 등 다른 옵션은 많다"고 말했다.

또다른 본입찰 대상자인 파인스트리트에 대해서는 자금 동원력에 대한 의구심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본입찰에서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앞의 금융당국 관계자는 "본입찰 마감 후 빠르면 닷새 정도 후에는 우선협상 대상자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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