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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행동주의' 강화에 회사채 투자자들 속탄다

기사등록 : 2013-12-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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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들 배당확대 요구에 기업신용도 저하 우려

[뉴스핌=노종빈 기자] 최근 미국 등 선진 증시에서 '주주행동주의'가 급증하면서 주주 배당은 물론 기업 신용등급 변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 신용도가 함께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채권투자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주주행동주의란 기업의 주주들이 직접 나서 회사 경영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하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주들이 세력을 규합해 기업의 배당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지난해 열린 한 글로벌 기업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개회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AP/뉴시스>
1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최근까지 미국 증시에서 애플을 비롯, 체사피크에너지와 세이프웨이 등의 굵직한 대기업에서도 주주들이 단합된 목소리를 내면서 이들 종목의 주가가 상승했다.

즉 주주들은 이익이 늘어났지만 채권투자자들은 이와는 반대 입장이다. 주주들의 요구로 인해 회사 측이 더 많은 현금을 지급하게 되고 기업은 그만큼 자금 조달이 필요하게 돼 결국 기업들의 신용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속출한다.

기업신용도 하락은 채권값 하락을 부추겨 결국 채권투자자들의 손실로 직결되고 있다. 투자등급의 자산을 보유한 기업들이 막대한 주주 배당을 거치면서 신용등급이 정크본드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니 바하 더블라인캐피탈 글로벌 신용그룹 대표는 "주주행동주의는 채권투자자들에게는 그다지 좋은 소식일 리 없다"며 "주주행동주의자들은 통상적으로 주주배당을 늘리려 하고 이는 기업의 신용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저금리 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되는 것도 주주행동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도이체방크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회사채 발행 건 가운데 21%는 자사주 매입을  자금의 용처로 등록해 놓고 있다. 이 비율은 지난해 전체 건수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실제 지난 17일까지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승인 규모도 4750억달러를 기록, 지난 200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자금조달 비용보다 인수후 배당을 통한 이익이 높은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채무조달 방식의 기업인수를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델이나 하인즈와 같은 기업들이 낮은 금리를 활용한 채무조달 방식으로 인수가 이뤄졌다. 인수합병 뒤 이들 기업은 정크 수준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기업행동주의 투자가로 유명한 칼 아이칸이 이끌고 있는 아이칸엔터프라이즈의 3분기 실적은 급상승했고 올해 주가도 161% 급등했다.

아이칸은 최근 "행동주의자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때는 없었다"고 말했다.

영국 액티비스트인사이트 집계에 따르면 주주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올해 10월까지 전세계 138개 기업들의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연간 기록 수준인 145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다이애너 몬테이스 루미스세일즈 채권펀드 매니저는 "주주행동주의의 효과가 투자등급 채권에 긍정적인 경우는 드물다"며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투자자들이 저평가된 종목을 골라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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