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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사외이사들 "우투 개별매각해도, 재입찰 해야"

기사등록 : 2013-12-20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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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매각 결론나도 바로 KB금융에 우투 안 넘어갈 듯

[뉴스핌=노희준 기자] 우리투자증권 '1+3 패키지(증권+자산운용+생명+저축은행)' 매각 주체인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에서 재입찰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파악돼 주목된다. 

패키지 매각 해제 여부 논란이 개별 매각쪽으로 정리되더라도 지난 16일 본입찰에서 우투에 가장 높은 인수가를 써낸 것으로 알려진 KB금융지주에 우투증권을 바로 넘겨줄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우투증권의 향후 인수가가 어떻게 결정될지 등에 대해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상황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사외이사들은 전날 오전 9시 30분부터 낮 12시께까지 우투 증권 패키지 매각과 관련한 이날 이사회 결정을 앞두고 간담회를 열었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확인된 대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원칙과 패키지 매각 원칙 사이에서 고심중이다. 

하지만 상황은 단순치 않다.

우리금융의 한 사외이사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도 원칙이고, 패키지 매각도 원칙이라 전날 간담회에서 최종 결론이 안 내려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황이 복잡하다 재입찰 가능성도 열어두는 것이냐'의 기자 질문에, "그 가능성이 없다면 어제 결론이 나왔을 것"이라며 재입찰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그러면서 "(개별매각을 하더라도) 게임의 룰에 따라 농협금융은 패키지만 생각하고 한 것이기 때문에 농협의 불이익을 생각해 입찰을 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본입찰에서 써낸 가격에 따라 우투를 KB금융에 바로 넘겨주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개별매각-재입찰'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이사들이 넘어야 할 단계가 적지 않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개별 매각을 하는 경우에도 전체 우투증권 계열 매각 대금이 극대화될 수 있느냐가 우선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부실 매물 지적을 받는 생명과 저축은행을 나중에 따로 팔든, 아니면 우리은행에 묶어팔든 미래에도 최소한 현재 가치를 보전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서야한다는 얘기다. 현재 우리금융 이사회는 두 매물이 자본잠식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충당금을 추가로 쌓더라도 KB금융이 평가한 것처럼 마이너스의 가치는 아니라도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딜은 어차피 우투증권을 보고 시작된 것이기에 우투증권을 못 가져오는 이상 KB금융이나, 농협금융 등이 생명과 저축은행을 가져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게다가 생명과 저축은행은 시장 수요가 크지 않는 데다 양질의 매물이 아니라는 사실상의 낙인을 받았기 때문에 추후 현재 가치가 더 하락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KB금융 스스로 두 매물은 마이너스(돈을 받아야 가져오는)라 평가했다.

결국 우리금융 이사회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관점에서도 개별매각과 패키지매각 중 어느쪽이 더 타당한지 결론을 못 내리고 있는 것이다. 개별매각이 '실리'인지에 대해서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생명과 저축은행을 우투증권에 묶어 이번에 패키지라도 팔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리로 이어진다. 이럴 경우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의 관점에서라도 우리금융 이사회는 KB금융의 손을 단순히 들어줄 수 없는 것이다.

전제는 또 필요하다. 애초 공고됐던 패키지 매각 원칙을 우리금융이 스스로 깨버렸을 때 밀려올 후폭풍이 문제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다. 이번 우투 패키지 매각 딜뿐만 아니라 목전으로 다가온 지방은행과 본체 매각인 우리은행 매각 등 향후 추진되는 매각 딜에서의 공정성과 신뢰성 담보 문제, 룰을 변경했을 경우 예상되는 법적 소송 가능성과 우리금융 승소가능성 등 복잡다기한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런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금융 이사회는 결국 애초의 패키지 매각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이는 금융당국의 입장과도 일치한다. 

앞의 사외이사는 "이사들은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저런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면서도 "70~80%는 패키지 매각으로 가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다만, 우리금융 이사회의 반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또 다른 사외이사는 "민영화 3원칙에 더해 우리금융의 최대이익을 위해 신중하게 보겠다"면서 "우리금융이 민영화 과정에서 손해보는 것을 감수할 수는 없다. 그 부분을 막는 게 나의 기본적인 임무"라고 말했다. 개별 매각을 선호하는 입장으로 읽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결정 보류' 가능성 관측도 흘러나온다.

우리금융 민영화의 3대 원칙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빠른 민영화, 금융산업 발전이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이날 오후 4시께 이사회를 열어 우투 계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한편, 패키지 매각이나 개별 매각이나 어느쪽으로 결론이 나든 배임이나 공정성에 대한 법률적 소송 가능성을 포함해, 정치권의 개입 등 적지 않은 후폭풍이 불어닥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매각 딜을 애초부터 잘못 짠 매각 자문사 등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가능성도 거론된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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