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수미 기자] 새해 첫 거래일, 코스피가 전 해 종가대비 40포인트 넘게 급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4분기 실적 우려가 불거진 삼성전자를 필두로 환율 우려에 수출주가 가파르게 하락, 1960선까지 미끄러졌다.
2일 코스피는 지난해 연말 종가보다 44.15%(2.20%) 하락한 1967.19포인트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11년 8월 이후 2년 6개월여 만에 장중 1050원을 이탈했다. 원엔 환율은 장중 996.96원까지 밀려, 5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개인은 4645억원 규모를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1296억원 어치를 내던지며 코스피를 끌어내렸다.
신중호 이트레이드증권 책임 연구원은 "테이퍼링 실시 이후에 국내 시장의 내성이 있다면서 국내 수급이 많이 올라왔었다"며 "이에 대한 수급 조정이 뒤늦게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은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동반매도로 총 2002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거의 모든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비금속광물과 의료정밀만이 각각 0.39%, 1.03%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20위권 내에서도 네이버와 롯데쇼핑을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4.59%, 현대차가 -5.07%, 기아차가 -6.06% 등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우려와 원/달러 환율도 1050원 하회, 연말 기관의 수익률 관리의 후폭풍 등 증시에 여러가지 악재가 복합적으로 반영돼 있다"며 "현재 전체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비싼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추가적인 낙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최근 엔화가 105엔/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엔화에 투기적 순 숏 포지션이 급증했다"며 "이에 따라 추가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일본과의 수출 등 대외 경쟁 관계에 있는 수출주 위주로 낙폭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원화 강세로 인해 연초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수출주 비중을 줄이고 내수주 비중을 늘리는 양상을 보이는 것도 낙폭 확대의 원인으로 꼽힌다.
그는 이어 "BNP파리바에서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을 8조7000억원으로 추정하는 등 실적에 대한 우려 높아지면서 전체 지수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며 "다만 8조7000억원은 원화 강세에 따른 효과 등을 모두 반영한 매우 보수적 수치이며 4분기의 계절적 특성(빅배스)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근본적인 경쟁력 훼손 요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 상황에서 중국의 전반적 경기를 잘 반영하는 제조업 PMI가 부진함에 따라 화학주 등 중국 관련주들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신 연구원은 "실적이 나오고 기업들의 목표치가 합리적이라는 결론이 나올 1월 중순까지는 조정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71포인트, 0.74% 내린 496.28을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은 지수가 하락했지만 시총 상위주는 상위 업체인 셀트리온, CJ오쇼핑, 파라다이스가 모두 상승세로 거래를 마쳐 유가증권시장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뉴스핌 Newspim] 오수미 기자 (ohsum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