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지난해 미국 경제 상황은 평이했지만 그럼에도 주식 시장은 커다란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그 반대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지난해 초 월가의 주식 전략가들은 S&P 500 지수가 1년간 8.2%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30%나 올랐다.
<출처=AP/뉴시스> |
미국 기업들의 순익은 한계에 다다른 것처럼 보였음에도 지난 한해 동안 오히려 더 확대됐다. 지난 2012년 말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2.4배 수준이었으나 1년이 지난 시점에는 15.4배 수준까지 올라왔다.
여기에 최근 미국 경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경제 지표들은 고용부문과 자본지출 역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년 여 전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재정긴축 상황이 사라진 것이다.
골드만삭스 월 해지어스나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에단 해리스 같은 비관론적인 전문가들조차도 올 4분기에는 미국 경제가 최소한 3%대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이룰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만약 이 같은 예측이 실현된다면 미국 경제의 성장률은 지난 200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그렇지만 고용 지표가 회복되고 자본 지출이 확대된다고 해서 반드시 기업들의 이익이 확장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또한 투자자들은 기업이익 증가 속도가 경기의 회복 속도보다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인식할 수도 있다.
아직 고용시장에는 여유 노동력이 풍부하고 이 같은 추세는 내년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보여 기업들의 임금 상승 부담은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낮은 노동 비용으로 수혜를 봐왔던 기업들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날이 그만큼 가까와진다.
경제 상황이 개선되면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을 시작하게 되고, 시장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게 된다. 수익에 굶주린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돈을 빼서 고정 수익을 돌려주는 채권 상품으로 옮겨탈 것이다.
또한 경제 상황의 개선에 따라 금융 시장이 아닌 현물 시장에도 새로운 기회가 생겨날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겨나기는 어려웠으나 올해부터는 더 많은 사업가들이 보유 주식의 일부 현금화해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다.
이 같은 부정적인 관측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은 또 다른 기대감으로 상승할 수도 있다. 만약 기업들이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이익을 실현하고, 주가가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에도 더 솟아 오른다면 올해와 같은 장세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실현되는 것을 응원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