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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EU이어 '토빈세 카드' 만지작...핫머니 차단 본격화 움직임

기사등록 : 2014-01-0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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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인민은행이 단기성 투기자금(핫머니)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토빈세 등 금융거래세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토빈세 도입에 합의하고도 시행일자를 연기한 상황에서, 중국이 유사한 제도 시행 가능성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있다.

3일 상해증권보(上海證券報)에 따르면, 이강(易綱·사진) 인민은행 부행장 겸 외화관리국장은 최근 언론 기고문을 통해 토빈세·무이자사전예치제도(URR) 및 외환거래 수수료 부과 등을 통한 단기성 투기자금 억제 방안을 심도있게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방침으로 신흥시장에서 핫머니의 유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은 위안화 가치 상승과 금리차로 인해 핫머니 유입이 올해에도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어 외환당국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위안화 가치는 수 십차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일년동안 3% 가까이 상승했고, 올해도 상승폭은 다소 둔화하겠지만 위안화 강세 행보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도 단기자금 시장 경색은 이어질 전망이어서 중국 은행권의 고금리 자산운용상품을 이용한 투자금 끌어모으기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국 시중은행이 판매하는 자산운용상품의 평균 금리는 홍콩의 예치금리 0.7%를 훨씬 웃도는 6.4%에 달했다.

핫머니는 각종 경로를 통해 중국으로 흘러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중국 기업이 수출 가치를 부풀려 국외에서 자금을 끌어오는 것으로 홍콩이 '허위 수출'의 주요 대상지역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핫머니 유입 차단을 위해 금리인하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주장하지만, 기준금리 인하는 시중 유동성 확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중국 인민은행이 유지하고 있는 긴축편향 통화정책과 어긋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인민은행이 핫머니 유입은 줄이고 실물경제에 대한 영향은 최소화 할 수 있는 토빈세 같은 금융거래세 제도 도입 가능성을 타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

토빈세는 단기성 외환거래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외환·채권·파생상품 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국제 투기자본의 급격한 자금 유출입으로 통화가 급등락과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노벨 경제학자 제임스 토빈이 고안한 제도다. 유럽연합(EU)가 올해 1일부터 토빈세를 시행키로 했으나 회원국 간 이견으로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무이자사전예치제도(URR)는 자본의 일부를 중앙은행에 무이자로 예치하도록 해 외국 자본의 과도한 유입을 제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000원을 외국통화로 환전하려면 무이자 계좌에 일정 비율의 금액을 강제적으로 예치하도록 하는 것. 지난 1991년 칠레가 30%의 예치금을 1년 간 예치하도록 해 중장기 자본 유입은 늘고 단기성 투기자금은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 2006년 URR를 도입한 태국은 주가폭락으로 3일 만에 제도시행을 철회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지난 2008년 토빈세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일부 국가에서만 실시하면 국제자본이 토빈세가 없는 곳으로 이전할 가능성때문에 전세계 모든 국가가 시행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는 주장에따라 제도화되지 못했다. 

이강 부행장은 "앞으로 외환관리 업무는 자금 유출입으로 인한 충격 방지에 역점을 둘 것"이라며 "자금 흐름을 면밀히 관찰하고, 위험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자금 해외 유출입 감독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국무원은 최근 '국제수지 통계 신고 방법'을 개정해 올해부터 개인의 해외 금융 자산 신고를 의무화했다. 이는 부정부패를 사전에 차단하고, 부패 사범의 자산 해외도피를 막기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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