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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한 경제구조 대전환-증권] ②-3 중소형사 자진 '청산' 위기

기사등록 : 2014-01-0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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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수관심 '뚝' 주인 손바뀜만, 대형사는 재편 뜨거워

[뉴스핌=한기진, 정경환 기자] ‘동중정(動中靜 겉으로는 바쁜 듯 하나 속으로는 한가로움)’

현재 금융투자업계 인수합병(M&A) 분위기다. 빅5 증권사 가운데 우리투자증권은 NH농협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매각작업의 7부 능선을 넘었다. 현대증권은 모(母)그룹이 팔겠다고 했고 KDB대우증권은 매각 가능성이 살아있어 겉모습은 시끄럽다. 

또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지주가 이들 중 한곳을 노리고 있어 흥행 불씨도 살아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M&A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여의도 증권가>

◆ 매각 안되자 자진 청산하는 증권사 등장

중소형 증권사 7~8곳이 2~3년전부터 매물로 나왔지만 결과물이 없다. 새 주인을 찾지 못하자 자진 ‘청산’한 증권사가 나올 정도.

이트레이드증권은 대주주인 G&A사모펀드(지분율 84%)가 펀드 해산을 위해 매각을 일찌감치 결정했다. 매각주간사로 KDB산업은행과 노무라금융투자 등이 나섰지만 시장에서 별 반응이 없다. 이트레이드증권은 4000억원대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딩투자증권은 대주주인 박대혁 리딩투자증권 부회장(지분율 20%)의 대출 상환금을 갚기 위한 자구책으로 매각을 결정했다. 동화홀딩스가 강제 매각을 추진해 키스톤PE로 낙찰됐으나 경영권 문제로 최종 매각은 불발됐다.

아이엠투자증권, BNG증권, 애플투자증권은 M&A 시장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아이엠투자증권은 지난 6월 입찰을 실시해 CXC와 Q 등 두 곳의 PEF가 입찰했지만 최종 무산됐다.

BNG증권은 4월 갑을상사에 29억원 손해를 보고 팔았다. 마땅한 인수 후보자가 없고 공정거래법상 매각이 급했기 때문이다. 애플투자증권은 인수자가 없어 자진 청산했다. 이 밖에 한맥투자증권, 골든브릿지증권이 매물로 등장했으나 M&A는 지지부진하다.

증권사 M&A는 쉽지 않았다. 불황에도 수수료 수입이나 채권 영업 등 일부 강점만 갖고도 그럭저럭 먹고 살만하기 때문에 대주주가 매각을 꺼려했다. “원하는 값을 주지 않으면 말고”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과 금융당국의 정책기조가 한두 가지 먹거리로는 생존이 불가능하게 흘러가고 있어 더 늦기 전에 M&A하거나 자진 청산 위기에 처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현재 같은 M&A 분위기에서는 증권업 변화 일으키는 M&A는 없을 듯”하다며 “중소형 매물들은 현재 영위 중인 비즈니스의 한계에 봉착한 케이스로 이익 못 내는 데다 시너지 가능성도 낮아 인수합병해 봐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탄생 어려워 대형 증권사들끼리의 M&A라면 몰라도 수익구조가 동질성이 높은 상황에서 중형사와 대형사 간의 M&A는 주인이 바뀌는 정도의 의미 외에는 큰 시너지 기대 어렵다”고 말했다.

◆ “KDB대우증권 매각, 산은 정책공사 재통합 이후”

하지만 우투증권, 현대증권, KDB대우증권 M&A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이들은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진 곳들로 금융당국이 그토록 바라는 대형 투자은행(IB)으로 거듭날 예비 후보다.

NH금융은 우투증권을 인수하면 당분간 NH투자증권과 합병 없이 2개(two) 증권 계열사 체제를 유지할 예정이다. 그러나 합병은 시간문제로 자기자본 4조원대의 증권사로 성장해 경쟁사를 따돌릴 것이 확실시된다.

업계의 관심사는 현대증권을 누가 사느냐다. 현대상선이 보유한 주식 5300여만주의 장부가액은 5900억원대로 경영권 프리미엄(웃돈)을 고려해도 우투증권보다 싸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KB금융지주는 입질을 당연히 할 것으로 보이고 범현대가인 현대차와 현대중공업그룹도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KDB대우증권도 매각 가능성이 열려있지만 산은금융지주와 정책금융공사 재통합 문제가 걸림돌이다. 이명박 정권 때 분리시키는 작업은 수월했지만 재통합은 매우 어렵다.

금융위원회 한 간부는 “산은과 정책공사 재통합은 정치적인 이유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골치 아픈 일로 대우증권이 매각여부는 나중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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