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을 포함해 글로벌 기업의 현금 자산이 최근 10년 사이 두 배 이상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기업이 눈덩이로 불어난 현금 자산을 고정자산 투자와 고용, 기업 인수합병(M&A) 등에 적극 투입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전세계 기업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7조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반면 매출액 대비 자본 투자 규모는 22년래 최저치에서 머무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JP 모간에 따르면 지난해 시가총액 대비 M&A에 투입된 자본의 비중은 2012년에 비해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의 현금성 자산이 대폭 늘어났지만 자본 운용의 효율성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투자가들의 진단이다. 현금 자산 운용의 쏠림현상이 지나치다는 것.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투자가들 사이에 기업들의 투자가 저조하다는 의견이 최대치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도 기업의 투자가 활기를 찾지 못할 경우 기대만큼 경기 회복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스탠더드 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키스 스코치 최고경영자는 “올해 경기 회복 여부의 관건은 기업의 투자 증가 여부”라며 “투자가 살아나지 않으면 경기는 다시 추세적으로 뒷걸음질 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에 대한 기업 경영자들의 전망 이외에 투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컨설팅 업체 올리버 위만이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한 ‘글로벌 리스크 2014’ 보고서에 따르면 켈스케어 관련 비용이 대폭 치솟을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기업의 투자가 크게 늘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에 따른 금리 상승 리스크 역시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주요 기업 가운데 시장금리가 200bp 규모로 등락하더라도 투자 계획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곳은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여기에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이익률 압박도 7조달러에 이르는 현금을 대차대조표에 묶어 두는 요인으로 꼽혔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