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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 신패턴 '사람대신 기계'(?)..日로 밀려드는 외국인 노동자

기사등록 : 2014-01-2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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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설비 등 투자 늘리는 추세..日 아베노믹스로 고용 탄력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미국 경기가 서서히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공장에 주문은 늘고 있는데 기업들은 여전히 불안해 하고 있다. 그래서 일자리는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생산 확대를 위해 돈을 쓰긴 쓰더라도 인력을 더 고용하는 것보다는 시설 투자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자동화 시설을 통해 일자리 수를 오히려 줄여도 생산성은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반면 '아베노믹스'로 탄력을 받고 있는 일본에선 일자리 창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또한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건설 부문 인력이 대거 필요하기 때문에 외국인 고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 美 기업들 "사람 대신 기계에 투자"

건설용 등으로 교체 부품을 만드는 미국의 프라임 라인(Prime-Line). 이 회사 브라이언 피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11년 아칸소주에 있는 공장 시설을 확대하면서 자동화를 시도했다. 그랬더니 고용해야 하는 직원수가 25% 가량 줄었다. 경기와 함께 수요가 늘어나자 피니 CEO는 생산도 더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자리를 더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자동화 라인을 하나 더 설치하는 방법으로다.

(출처=월스트리트저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프라임 라인처럼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 수요에 맞춰 생산을 늘려야 하는 상황을 맞는 미국 업체들 상당수가 인력을 늘리는 대신 이렇게 자동화 설비 투자 등에 돈을 쓰는 쪽을 택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위기 이후 호되게 당한 미국 기업들은 대기업이고 중소기업이고 가릴 것 없이 경기 회복세가 지연되거나 할 것을 우려하면서 이렇게 고용을 꺼리고 있다.

노동부 통계에서도 이런 상황이 드러난다. 지난해 12월 미국에선 고작 7만4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났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20만개 정도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봤는데 이를 크게 밑돌았다.

오하이오 주립대학이 GE 캐피탈과 함께 만든 중견 기업 경영 연구소(National Center for the Middle Market)에 따르면 연 매출 1000만~10억달러인 미 중견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오바마 케어'로 인한 건강보험료 부담과 규제 완화에 대한 불확실성,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인해 일자리를 늘리는데 있어 회의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미국의 고용은 2.3% 늘어나는데 그쳤고 올해도 2.2% 늘어나는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0년 이후 현재까지 미국에서 27주간 장기 실업 상태인 사람들의 추이(출처=포브스)

인텔은 지난주 올해 자본 투자를 작년과 같은 수준으로 동결할 것이며 인력은 5%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매출이 늘어나지 않고 있는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메이시즈는 5개 지역 매장을 닫고 몇몇 곳은 통합하기로 했다. 대신 온라인 영업에 대한 비용 지출을 늘린다는 방침을 밝혔다. 베스트바이는 더 공격적으로 비용 지출을 줄이기로 했다.

그래도 경기 회복에 대해 낙관하고 투자 규모를 늘리겠다는 계획은 엿보인다. 지난해 12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조사에서 "향후 6개월 자본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한 CEO들은 전체의 39%로 한 분기 전 27%에 비해 늘어났다. 그러나 고용에 대한 계획이나 기대는 낮은 수준. 

제록스는 뉴욕주 웹스터에 있는 기존 공장 시설을 확장하는 쪽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맞출 계획인데, 다른 지역에서 생산을 늘려야 할 경우엔 고용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웹스터를 선택한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영업비용을 줄일 수 있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비료업체 모자익은 원래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암모니아 공장을 확대할 계획이었는데 이를 접고 대신 인근에 있는 CF인더스트리즈의 공장을 사기로 했다. 공장을 지었으면 연 소득 8만3000달러를 받는 53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었는데 비용 절감에 방점을 두고 있는 모자익으로선 선택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프라임 라인은 자동화 설비 투자에 돈을 들인 결과 공장의 효율성이 배로 높아졌다고 말한다. 피니 CEO는 "10만피트 규모의 몰딩을 해야할 때 12명이 필요했는데  지금은 6명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 日 아베노믹스, 일자리 늘리기 '일조'..미스매치는 여전

일본 고용 시장엔 파란불이 켜진 듯 보인다. 지난해 12월 일본 후생노동성은 올해 대졸자들의 취업률이 93.8%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기업은 물론이고 다국적 기업들도 새 인력 채용에 적극 나설 것이란 예상이다. 10년 전 대졸자 취업률이 91%였던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증가세다.

아베노믹스의 `세 가지 화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출처=이코노미스트)
물론 그렇다고 모든 대학생들의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유니버시티월드뉴스는 해마다 대졸자는 늘고 있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괜찮은 일자리를 얻는 일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소기업은 구인을 하지 못해 곤란을 겪고 있지만 대졸자들이 원하는 일자리의 목표치는 높기 때문에 벌어지는 미스매치(mismatch)다.

건설 쪽에선 인력이 부족해 외국인 노동자들도 적극 채용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2020년 올림픽을 앞두고 건설 수요가 급증해 상당수 건설사들은 그동안 숙련 노동자 부족, 언어 문제 등으로 인해 꺼려왔던 외국인 노동자들을 오히려 모셔오고 있을 정도. 관련법도 완화돼 도움을 주고 있다. 건설사 무카이는 지난 2012년 아예 베트남에 훈련학교를 세워 기술을 숙련한 베트남인들을 데려와 고용하고 있다.

일본과 베트남은 오는 3월엔 건설 부문 인력 개발과 관련한 협력을 체결할 계획을 갖고 있기도 하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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