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KT가 지난해 매출 23조8106억원을 기록했으나 4분기 1493억원의 영업손실 탓에 적자전환을 피하지 못했다. 유선전화 매출이 줄어든데다 주파수 낙찰 등 비용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T는 28일 오전 실적 발표 후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황창규 회장 스스로 기준급의 30%를 반납하는 등 비용 줄이기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전략이다.
KT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3조8106억원 ▲영업이익 8740억원 ▲당기순이익 1816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해와 견줘 매출은 0.2% 감소에 그쳤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7.7%, 83.6% 주저앉았다. 4분기 실적 감소가 지난 한해 실적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지난 2009년 4분기 첫 적자 이후 최대 규모 적자다.
4분기 매출은 6조21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올랐지만 영업적자는 1493억원, 당기순손실은 3007억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매출이 늘고도 적자전환한 이유는 영업의 질이 큰 폭으로 떨어져서다. 마케팅 비용을 비롯해 콘텐츠 및 SI매출원가가 올랐다.
또 지난해 8월 주파수 경매에서 1.8㎓ 대역을 낙찰받으면서 투자비가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투자비 3.3조원 중 무선 투자비가 1.3조원”이라며 “무선 투자비의 상당 금액이 주파수 낙찰에 따른 LTE 전국망 구축 등에 쓰였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한해 동안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부과된 과징금은 총 515억원이다. 일회성 비용이긴 하지만 영업이익 감소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에 따라 KT는 이날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황 회장은 이날 대책회의 자리에서 “현재 KT는 핵심인 통신사업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된데다 비통신 분야의 가시적 성과 부재, 직원들의 사기 저하 등으로 인해 사상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KT를 다시 일으켜야 한다는 막중한 소명을 받은 만큼 사활을 걸고 경영 정상화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CEO가 기준급의 30%를 반납하고, 장기성과급 역시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보일 때까지 받지 않기로 했다.
황 회장의 올해 연봉은 2012년도 KT CEO 대비 6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임원들 역시 기준급의 10%를 자진 반납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 같은 비용절감 효과는 인사에 따른 임원 수 축소와 더불어 약 200억원으로 예측된다.
황 회장은 “지금처럼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는 어떤 성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서로가 가족처럼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직원들을 다독이고 격려해 위기 극복을 넘어 ‘1등 KT’로 도약하는 신화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