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금융당국의 텔레마케팅(TM) 영업 제한 조치에 대해 외국계 보험사를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면서 국제 통상 마찰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TM 영업 제한 조치로 인해 외국계 보험사와 통상마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외국계 보험사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신제윤(왼쪽)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8일 금융위에서 열린 '개인정보 불법 유통·활용 차단조치 이행점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한미국상공회의소는 지난 28일 AIG손해보험, 에이스손해보험, 라이나생명 등 미국계 보험사 대표들과 조찬 회동을 하고 TM 영업 제한 조치에 대한 현안을 공유하는 등 외국계 금융사가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AIA생명 회장은 금융위원장 앞으로 서한을 보내 '텔레마케팅 제한 조치가 지나치다'며 항의까지 한 상황이다.
홍콩에 있는 AIA아시아는 이 서한에서 “이번 조치로 TM조직과 영업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니 조속한 철회 조치가 있기를 바란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외국계 보험사를 중심으로 TM 영업 제한 조치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면서 국제 통상 마찰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TM 제한조치가 통상마찰 문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동시에 외국계 보험사에게 거듭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재차 협조를 요청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고승범 사무처장은 29일 브리핑에서 "내국·외국계를 불문하고 국내에서 영업하는 금융사에 대해 동일한 원칙과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동일하게 한시적인 비대면채널의 영업 중단을 요청했기 때문에 통상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 처장은 이번 TM을 통한 영업 제한 조치와 관련해 "개인정보 유출에 따라 국민들의 불안과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TM을 통한 영업 제한 조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서한을 보낸 AIA생명 등 외국계 보험사에 이해를 구하고 재차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이 카드사 개인정보 대량유출에 대한 후속 조치로 금융사 TM영업을 제한한 가운데 보험사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와 함께 TM영업 비중이 높은 생명보험사들은 실무진들이 합동으로 모여 TF(태스크포스)를 꾸려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협회와 5개 생명보험사가 이날 TM 영업 중단과 관련한 대책회의를 열 계획이다.
이번 대책회의에는 TM영업 비중이 높은 신한생명(TM 비중 19.87%), 동양생명(2.19%), 흥국생명(12.58%), 미래에셋생명(3.38%), AIA생명(16.56%) 등 5개 보험사 실무진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카드 개인정보 유출대책의 일환으로 전화영업 비중이 70% 이상인 7개 보험사 외의 금융사들은 지난 27일부터 오는 3월 말까지 TM을 중지하도록 행정지도했다.
전화영업 판매비중이 70% 이상인 TM전문 보험사는 AIG, ACE, AXA, ERGO, 더케이, 하이카 등 6개 손보사와 라이나생명 등이다. 이들 보험사들은 합법적인 정보라는 것을 확인하는 경우에 예외적으로 전화를 통한 보험 모집행위가 가능하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