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초부터 글로벌 증시가 가파르게 내리꽂힌 가운데 이른바 ‘옐런 풋’이 작동할 것인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지난달 임기를 마친 벤 버냉키 전 의장은 금융시장이 하강 기류를 탈 조짐을 보일 때마다 공격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해 주가 하락을 방어해냈다.
미국 연준의 주가 띄우기는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장기간에 걸쳐 이어졌다. 이머징마켓을 시작으로 글로벌 증시가 도미노 폭락을 연출한 상황에 재닛 옐런 의장이 취임하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증폭됐다.
더구나 양적완화(QE)의 축소가 본격화된 만큼 연준과 주식시장의 밀월관계가 지속될 것인지에 투자자들이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블랙 먼데이로 미국 시가총액이 20% 이상 증발하자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그린스펀은 공격적인 금리인하로 대응했다.
1998년 롱텀캐피탈의 파산과 이어 발생한 아시아 외환위기 때도 연준은 금리인하로 증시 불안감을 잠재웠다.
일부 투자자들은 롱텀캐피탈 파산 이후 연준이 취한 정책이 닷컴 버블을 양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닷컴 버블의 붕괴에 따른 패닉장에 연준이 꺼낸 카드 역시 공격적인 금리인하였다.
서브프라임에서 촉발된 주택 버블 붕괴와 이에 따른 자산 가격 급락에 버냉키 의장은 금리인하와 함께 3조달러에 이르는 양적완화(QE)로 대응했다.
이른바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은 장기 강세장을 이끌어냈고, 금융자산가들의 부를 대폭 늘렸다는 데 이견이 없다.
제러미 스타인을 포함한 일부 연준 정책자들은 공격적인 유동성 공급이 자산 가격을 경제 펀더멘털로 정당화하기 힘든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며 우려하고 있다. 주식부터 정크본드, 부동산까지 자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 경제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얘기다.
주가 급락과 함께 연준 수장에 오른 재닛 옐런 의장이 금융시장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여부는 자산 버블 논란에 대한 판단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는 판단하고 있다.
옐런 의장은 그린스펀 전 의장 시절부터 연준에서 일했고, 특히 버냉키 의장 시절에는 대표적인 비둘기파라는 평가를 얻었다.
동시에 그는 자산 버블-붕괴의 리스크 및 정책적인 역할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식하는 것으로 투자자들 사이에 알려져 있다.
다우존스의 금융 칼럼니스트인 앨런 매티치는 “최근 몇 주 나타난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락이 지속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옐런 의장이 조만간 속내를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