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최근 사상 최대 정보유출 사태로 KB국민카드와 NH농협카드가 홍역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이 대규모 대출사기 사건에 휘말리면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6일 금융권 및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저축은행 여신상시감시시스템에서 A저축은행이 2개 차주에 대해 취급한 대출이 동일차주 한도초과 혐의가 있는 것을 발견해 서면검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대출사기 혐의를 포착했다.
A저축은행에 대한 대출은 차주사와 KT의 자회사인 KT ENS 직원이 공모해 가공의 매출채권을 발생시킨 것으로 금감원은 사기대출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박세춘 금감원 부원장보는 6일 부당대출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저축은행으로부터 넘겨 받은 서류 가운데 일부가 위조된 것으로 판명됐고, 자금을 추적한 결과 대출금 돌려막기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번 사건은 지난 2008년부터 올 초까지 차주사인 SPC와 KT ENS 직원이 공모해 가공의 매출채권을 발생시킨 대출사기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대출사기 혐의 금액만 3개 은행(하나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이 2000억원, 10개 저축은행이 800억원 규모로 총 28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대출사기다. 현재 KT ENS 직원은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뒤 잠적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이 관련 대출에 연루되면서 KB금융지주와 NH농협지주가 또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KB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 등 카드 3사가 개인정보 유출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심재오 사장(오른쪽부터), 박상훈 사장, 손경익 분사장이 고개 숙여 사죄하고 있다. |
국민은행은 도쿄지점 불법대출과 비자금 사건, 보증부대출 가산금리부과 실태,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건 등과 관련해서 금융당국의 특별검사를 받고 있고, 최근엔 KB카드에서 대규모 고객정보가 유출되면서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대규모 대출사기 사건에 휘말리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농협은행 역시 농협카드의 대규모 정보유출 사고와 관련한 특검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대출사기 사건에 연루되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현재 금감원은 해당 금융기관에 대해 대출취급 경위 및 내용 등을 신속히 파악해 보고토록 조치한 상태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대출취급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각 은행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정상 매출채권으로 파악하고 있었고, 대출 사기혐의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금감원은 검사 결과 법규 위반사항이나 여신심사 소홀 등이 확인될 경우 엄중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