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저금리의 패러다임으로 바뀌면서 자산관리에서도 글로벌화가 중요해졌습니다. 뉴스핌은 이런 추세에 맞춰 글로벌 자산관리(GAM: Global Asset Management)에 필요한 전략과 정보를 제공합니다. 보다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국내 유수 금융기관들의 단기(1~3개월), 중기(3개월~1년), 장기(1년 이상)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을 종합해 매월 [뉴스핌GAM]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편집자 註]
[뉴스핌=김동호 기자] 경기 회복 기대감과 함께 제기된 장미빛 전망과는 달리 올해 초 글로벌 증시는 하락했다. 선진국부터 신흥국까지 전세계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했으며, 일각에선 추세적인 하락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추가적인 테이퍼링(단계적 양적완화 축소) 실시를 결정했으며, 신흥국에선 투자자금이 급격히 유출되며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중국은 제조업과 서비스업 지수가 모두 둔화되며 다시금 성장 둔화 우려가 불거졌다.
MSCI 전세계지수는 1월말 391.92포인트로 마감되며, 전월대비 4.07% 하락했다. 신흥국지수는 6.6% 떨어지며 936.53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미국과 일본 증시는 1월 들어 약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 다우지수가 월간 기준 5.3% 하락했으며, 일본 닛케이지수는 무려 8.4% 급락했다.
미국의 테이퍼링 우려와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그리고 이로 인한 엔화가치 상승 등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그간 상승에 따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도 매물을 불렀다.
◆ "현재 글로벌증시는 강세장 속 조정 국면"
하지만 현재 경제 상황은 지난해 말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과도한 하락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블랙록 러스 코스테리히 글로벌투자전략가는 “세계 경제가 급락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바뀐 것은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뿐”이라고 지적했다.
누빈에셋매니지먼트의 밥 돌 최고주식전략가도 “최근 글로벌 증시 조정의 성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면서도 "강세장 속의 조정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가 올해 강하게 회복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기 전까지는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이퍼링에 따른 자금 유출 우려가 확대된 신흥국 시장에선 유동성 위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1월 중 터키와 콜롬비아, 브라질, 칠레 등 신흥국 증시는 7~9% 가량 급락했다.
RBS의 알베르토 갈로 신용리서치책임자는 “이번 이머징마켓 자금 유출은 대표적 신흥국인 중국과 브라질이 이미 신용경색 초기 단계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통상 신용경색은 경제 전반의 위기를 암시하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스피로 소버린 스트래티지의 니콜라스 스피로 대표도 “중국과 브라질의 상황은 신용 경색에 해당한다”며 “특히 중국은 의심의 여지없이 신용 경색에 시달리고 있고, 정부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안간심을 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한 현재 이머징마켓의 상황이 지난 2008년 리먼사태 당시와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전조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사이 프론티어 국가들은 소폭 전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MSCI 프론티어지수는 1월 중 0.85% 상승했다.
이머징마켓의 자산가치 급락을 피해 투자자들이 선진국 증시가 아닌 프론티어마켓으로 몰려든 것으로 풀이된다. 위험자산을 피해 리스크가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한 셈이다.
프론티어마켓은 지난해에도 이머징마켓에 비해 상대적인 강세를 보인 바 있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관련 국가가 상대적으로 탄탄한 성장과 함께 자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어드밴스이머징캐피탈 슬림 페리아니 대표는 “이머징마켓과 프론티어 마켓의 가장 뚜렷한 차이는 외환시장”이라며 “프론티어 마켓의 통화는 이른바 취약한 5개국(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같이 급등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