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정보유출로 오는 17일 영업정지에 들어갈 예정인 카드 3사의 올해 순이익이 40%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더해 금융당국 내부에서조차 "1~2곳의 카드사가 결국 문을 닫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영업정지 3개월에 따른 손실 뿐 아니라 대규모 손해배상까지 이어질 경우 걷잡을 수 없이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의 한 핵심관계자는 11일 "카드 3사의 영업정지에 이어 텔레마케팅(TM) 영업 제한, 손해배상까지 맞물릴 경우 영업정지 카드 3사 중에서 1~2곳은 망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카드산업 전체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KB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 등 카드 3사가 지난달 20일 카드 개인정보 유출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KB국민카드 심재오 사장(오른쪽부터), 롯데카드 박상훈 사장, NH농협카드 손경익 분사장이 회견에 앞서 고개 숙여 사죄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금융권에 따르면 이들 카드사의 올해 순익은 전년보다 40% 안팎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정보 유출에 의한 카드 재발급, 회원 감소, 영업정지 3개월 등으로 순익 기준으로 KB국민카드는 1150여억원, 농협카드가 450여억원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카드는 순익을 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순익감소에 포함되지 않는 해당 카드사가 앞으로 물어줘야 할 피해 배상금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사례를 보면 정보유출에 따른 정신적 피해 배상은 2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정보유출의 경우 고객들의 더 다양한 정보가 광범위하게 유출됐기 때문에 배상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이 도입될 경우 이들 카드사는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집단소송제'는 피해자 중 한 사람 또는 일부가 가해자를 상대로 소송을 하면 다른 피해자들은 별도 소송 없이 그 판결로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다.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한 사람이 승소하면 기업이 피해자 모두에게 물어줘야 한다.
'징벌적 손해배상'이란 가해자의 불법행위에 대해 피해자가 입은 재산상의 손해 원금과 이자에 형벌적 요소로서의 금액이 추가적으로 포함되어 배상하도록 한 제도다. 이 제도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과 함께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배상하도록 해 형벌적 성격을 띠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통 형사로 출발하면 민사상 손해배상을 별도로 해야 하는데, 징벌적 손해배상은 형사적으로 손배배상까지 부과하기 때문에 피해자 구제가 더 두터워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사람&사람'의 최우식 대표변호사는 "이번 카드회사의 개인정보유출사건의 피해자를 대략 천만 명이라고 잡으면 카드회사는 1인당 50만원씩 총 5조원을 지급해야 한다"면서 "거기에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그 3배인 15조원을 배상하라고 하면 기업은 간판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지난 10일 '신용정보 유출 피해구제법(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는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된 경우 실질적 피해구제를 위해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고 2차 피해 발생여부와 상관없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한편 영업정지 카드 3사와 그 외 카드사간 차이가 있겠지만 이번 정보유출 사태로 카드산업 전반이 어려워질 것이란 분석이 높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로 3개 카드사 뿐 아니라 다른 고객들도 카드를 해지했을 가능성이 높고, 당분간 카드거래가 꽤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또한 실질적으로 정보공유를 제한하게 되면 카드산업 자체가 매우 위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카드산업이 부과서비스를 많이 주고 밴(VAN)사업자와 연계영업을 하는데 정보를 제한할 경우 마케팅이 원활하지 않고 소비자 기호에 상품을 내놓기 어렵기 때문에 매출 급감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