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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트레이더 새로운 베팅 원칙 '외환보유액'

기사등록 : 2014-02-13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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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얕은 신흥국 통화 추가 하락 리스크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들어 이머징마켓의 통화 가치가 급락한 데 따라 외환보유액이 투자가들 사이에 초미의 관심 사안으로 부상했다.

외환시장의 급변동에 대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확보하지 못한 신흥국의 경우 통화 가치 급락 리스크에 크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특히 외환 옵션 거래에서 투자자들이 외환보유액을 근거로 차별화된 베팅에 나서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12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옵션 거래에서 31개 주요 통화 가운데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터키 리라화, 헝가리 포린트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남아공 랜드화 등에 대한 하락 베팅이 뚜렷했다.

뉴에지 그룹의 로버트 반 바텐버그 디렉터는 “외환시장의 급변동이 외환보유액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며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우지 않으면 도미노 파장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터키는 외환보유액의 27%를 리라화 급락을 막아내기 위해 쏟아부었지만 환율 방어에 실패하고 말았다.

지난달 10일 기준 터키의 외환보유액은 340억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골드만 삭스의 분석 대상인 14개 신흥국 가운데 최저치다.

남아공 역시 외환보유액이 460억달러로, GDP의 13%에 그치는 실정이다. 이는 무역수지 적자와 부채 상환에 필요한 최소 금액보다 18% 밑도는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2011년 3월 이후 페소화 방어를 위해 쏟아낸 외환보유액이 250억달러로 집계됐고, 카자흐스탄의 외환보유액은 2009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이다.

지난달 리라화가 5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이들 신흥국 통화가 가파르게 하락한 배경에는 빈약한 외환보유액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의견이다.

아베르딘 애셋 매니지먼트의 빅터 차보 머니매니저는 “외환보유액을 탕진하며 환율을 방어한다는 것은 영속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이들 통화는 집중적인 하락 베팅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환보유액을 근거로 한 통화 가치 하락 압박이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 삭스의 로빈 브룩스 애널리스트는 “외환보유액 규모가 충분하지 않은 신흥국은 외환시장 급변동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묘 “연초 이후 외환보유액이 투자자들 사이에 충격 완충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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