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 中投 중터우)가 외국정부의 견제를 피하기 위해 올해부터 중국 민간기업과 협력해 해외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가 14일 보도했다.
딩쉐둥(丁學東·사진) CIC 이사장은 최근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중국 민간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 민간기업이 투자주체가 되고 CIC는 소액주주와 재무투자인의 역할에 치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CIC는 그간 외국 기업과는 활발한 협력을 진행했지만 중국 내 민간기업과의 해외 투자 협력 사례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국부펀드라는 '출신 성분'때문에 CIC의 해외투자를 견제하는 외국 정부와 정치권의 움직임이 빈번해지자, CIC는 중국 민간기업을 투자 주체로 내세워 국부펀드에 대한 외국의 거부감을 줄이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딩쉐둥 CIC 회장은 최근 열린 중국기업가포럼에서도 "앞으로 해외투자에 나설때 중국의 민간기업이 대주주로 참여하고, CIC는 재무 투자자로서 소액주주를 담당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CIC는 약 5700억 달러의 막대한 자산을 보유하고 해외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단순 수익 추구를 벗어나 특정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적 활동을 벌이는 국부펀드의 특성상 해외투자 과정에서 외국의 견제에 자주 부딪히고 있다.
최근 몇 년 선진국 등 외국에서 금융과 에너지 분야 등을 중심으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투자장벽을 높이는 등 해외 국부펀드의 투자를 제한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CIC가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후 우리나라에서도 중국 정부의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진 바 있다.
CIC는 해외투자에 나설때마다 상업적 원칙에 따른 투자 목적을 강조하며 현지 정치권의 견제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해왔다. 또한, 매년 재무제표와 해외투자 실적을 발표때마다 '투자대상 회사의 경영권 장악과 경영참여는 고려하지 않는 순수한 상업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음을 강조해왔다.
이같은 노력에도 중국 국부펀드의 자금력과 영향력에 대한 해외시장의 우려가 확대되자 CIC는 전략수정을 통한 돌파구를 마련에 나선 것.
중국 민간기업의 해외 직접투자가 최근 몇년 급격하게 늘고 있는 것도 CIC의 새로운 전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 10년 중국의 해외 직접 투자는 연간 50%의 증가율로 확대되고 있고, 지난해에는 민간 기업의 해외 직접 투자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대미 투자에 있어 민간기업의 투자 총액과 건수는 각각 중국 전체 미국 투자의 76%와 90%에 달한다.
이에따라 CIC는 민간 기업을 전면에 세워 해외 시장에 진출, 현지 시장의 저항감을 최소화 하고 해외투자의 효과도 극대화할 방침이다. 올해부터는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딩쉐둥 회장은 앞으로 농업·하이테크·인프라 및 부동산 분야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IC는 과거 금융·에너지 및 자원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왔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