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실에서 한국은행 등 업무보고가 예정된 가운데 회의가 파행을 빚어 빈 자리들이 보이고 있다. 이날 업무보고는 국회 기재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과거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의 트위터 발언을 문제삼아 예정된 개회 1시간여 만에 중단되어 파행을 빚었다.[사진=뉴시스] |
민주당 의원들은 안 사장의 사퇴를 종용하면서 자진 사퇴를 하지 않으면 앞으로 기재위 일정을 보이콧 하기로 했다.
기재위 야당 간사인 김현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일까지 안 사장의 사퇴가 없으면 소위원회를 포함해 기획재정위원회 일정을 모두 중단한다"며 "(안 사장이) 20일까지 사퇴하지 않으면 인사 제청권자인 현오석 경제부총리 해임 건의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재위 여당 간사인 나성린 의원도 안 사장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 상당부분 공감했다"며 "이 문제에 대해 임명권자에게 통보하고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겠다고 말했고,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야당은 안 사장에 대한 민·형사상 고소고발도 진행할 계획이다.
당초 기재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KIC·관세청·한국은행·수출입은행·한국조폐공사로부터 업무보고와 함께 역외탈세방지법 관련 공청회 개최 등 안건을 논의키로 했었다.
김 의원은 회의 당시 "안 사장이 노 전 대통령을 '종북 하수인'으로 지칭하고 문재인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주기적으로 유포한 트위터 아이디(dokdabangDJ)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2012년 박근혜 대선캠프의 직능총괄본부 특별직능단장 출신인 안 사장은 KIC 사장에 임명되기 직전 해당 아이디를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사장은 2012년 6월 '노무현은 많은 종북주의자들을 사면복권시켜 오늘날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었는데 이건 주관도 없는 아바타'라고 썼다"며 "박원순의 현란한 대리신검 사기쇼", "정세균 표절", "안철수 의원은 선과 악 이분법의 틀 속에 갇혀 세상사를 보는 2차원 인간" 등의 비방글을 올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 사장은 트위터를 열심히 해 KIC 사장으로 낙점받았는지 모르지만 공직을 맡을 자격이 없다"며 거듭 사퇴를 종용했다.
같은 당 설훈 의원도 "여기에서 보고하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해선 안됐다"며 "본인이 (사장직을) 사양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재성 의원은 "야당 종북 의원이 누구인지 지목해달라"며 "(안 사장이) 어떻게 종북의원드에게 질의를 받을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도 "여당 의원들께서도 이런 상황을 몰랐던 것 같고 (인사가) 부적절했다는 건 공감하실 것"이라며 "상임위 차원의 부적절 의견을 동의하는 형태로 함께 의결하자"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간사인 나성린 의원은 "(임명권자가) 과거 행적을 모르고 임명한 것 같다"며 KIC를 제외한 다른 기관의 업무보고만으로 회의를 진행하자고 제의했다.
이어 안 사장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야당 의원들이 잇따라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안 사장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고, 강길부 기재위원장은 여야 간사간 협의를 위해 정회를 선언했다.
결국 민주당이 기재위 일정의 무기한 중단 방침을 밝힘에 따라 19일 조세개혁소위·20일 조세소위·24~25일 전체회의 일정 진행이 불투명해졌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