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민간 우주항공 기술 개발로 미래 글로벌 부동산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4일(현지시각) 글로벌 부동산리서치 기관인 나이트프랭크는 지구 궤도 바로 밑까지 올라가는 준궤도용 민간 우주 비행의 발전으로 전세계 주요 상업도시의 기존 프리미엄에도 변화가 생겨 부동산 시장 전반이 급변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례 보고서를 공개했다.
[출처:버진갤럭틱 홈페이지] |
현재 버진갤럭틱 외에도 에어로스페이스, 블루오리진 등이 이 같은 민간 우주산업에 뛰어든 상태로, 준궤도 우주선이 마련되면 100km 상공인 우주 공간을 스치듯 여행하며 1시간 내로 전세계 절반을 비행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준궤도 우주선이 미래에는 기존 여객기를 대체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보고서는 그간 런던 같은 도시가 아프리카, 중동, 러시아를 비롯해 유럽에 가깝다는 이유로 부동산 가격이 뉴욕보다 높은 경향이 있었는데, 준궤도 비행이 상용화되면 이 같은 '지리적 프리미엄'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나이트프랭크 글로벌 대표 리암 베일리는 "아프리카나 중동, 러시아, 유럽의 고액 자산가들이 이동하기 편하다는 이유로 뉴욕보다는 런던이 글로벌 부의 허브로 인식되고 있다"며 "하지만 10년 내로 그런 지리적 프리미엄은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준궤도 비행이 가능해지는 미래에는) 오히려 시드니와 같은 도시가 각광받을 수 있다며 시드니는 아시아에서 이미 안전자산 허브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리적으로 유럽에서 멀다는 이유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지리적 한계가 극복될 수 있는 만큼 시드니와 같은 부동산 시장이 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이다.
민간 우주비행의 발전으로 주말주택(second houses) 시장도 급변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특히 아시아 투자자들이 유럽 등에 별장을 구매하려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베일리는 "지금은 주말주택에 대한 수요가 이동 시간을 한두시간 내로 제한하려는 유럽 투자자들로 한정되지만, 앞으로는 중국이나 인도 투자자들 역시 주말을 미국과 같은 곳에서 보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간 우주산업이 부동산 시장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려면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우주비행 가격 역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베일리는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장애물들이 상당히 많다"며 상용화가 가능한 가격 수준을 맞출 수 있도록 기술이 빨리 발전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