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입’에 하락했던 유로화가 상승세로 반전, 구두 개입의 약발이 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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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기 총재가 13일(현지시각) 비엔나에서 가진 연설에서 유로화 강세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강하게 드러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의견이다.
그의 발언은 단기적으로 외환시장을 흔들었지만 과거 ‘유로존 위기 극복을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을 때만큼 효과를 거두지는 못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장중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0.4% 가량 오름세를 나타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증폭, 강세를 나타냈던 엔화 역시 유로화에 대해 내림세로 돌아섰다. 전날 엔화에 대해 1% 이상 급락했던 유로화는 이날 강한 반전을 이룬 셈이다.
스피로 소버린 스트래티지의 니콜라스 스피로 매니징 디렉터는 “실물경기 회복에 관한 한 채권 매입 프로그램만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없다”며 “ECB는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해 정치적, 법적 그리고 심지어 기술적으로 강력한 카드를 꺼내들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식 양적완화(QE)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분데스방크와 독일 정부가 반기를 내리지 않는 한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의 프레데릭 듀크로젯 이코노미스트는 “유로화 강세가 부채위기만큼 유로존에 구조적인 리스크를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지만 ECB는 유로화 강세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하지만 실질적인 평가절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구두 개입에 이어 실질적인 대응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로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유로존의 수입 물가를 떨어뜨려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
하지만 ECB는 기준금리 인하에 지극히 소극적인 움직임이다. 또 초과 지급준비금에 대한 마이너스 금리 시행에 대해서도 주저하고 있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ECB가 디플레이션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유로화 상승에 제동을 거는 한편 그밖에 요인들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메르츠방크의 마이클 슈버트 이코노미스트는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관련된 모든 변수들을 통제해야 한다”며 “유가와 경제성장률 등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다각도로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