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중국 위안화 약세가 한 달 째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증시에는 글로벌 경기 우려와 별도로 그리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17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중국 위안화 가치가 지난달 18일부터 달러 대비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달 25일에는 하루 만에 0.4% 절하되는 등 2월 마지막 주 위안화 가치는 0.89% 급락하면서 환율 개혁 이래 주간 기준으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달러/위안 환율은 지난 달 큰 폭 상승한 데 이어 3월 들어서도 이날까지 0.65% 상승 중이다.
이처럼 위안화 약세가 길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업종들의 피해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이미 타격을 받을대로 받은 터라 환율이 주는 영향은 미미했다는 분석이다.
▲ 위안화 시장 환율과 고시환율 추이, 대신증권. |
조선과 자동차 그리고 화학업종 등도 마찬가지다. 운수장비업종이 연초 이후 위안화 강세 구간까지 2.7%, 화학업종이 4.0% 내린데 비해 지난달 18일 이후로 지금까지는 각각 0.9%, 2.7% 하락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경기가 안 좋다는 것은 선진국의 수요가 안 좋다는 것"이라며 "이는 우리나라도 똑같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환율보다는 경기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위안화 약세로 인한 수혜, 피해 종목을 가르기가 쉽지 않다"면서 "경기 우려 때문에 이미 너무 빠진 상태"라고 전했다.
반면, 전통적인 중국 소비 관련주인 섬유의복업종은 조금 달랐다. 연초 이후 지난달 17일까지 2.3% 빠지던 것이 위안화가 약세로 돌아선 지난달 18일 이후로 현재까지 1.8% 올랐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전통적인 중국 내수 관련주로 엠케이트렌드, 아비스타, 베이직하우스 등 의류 업체들이 양호한 편"이라며 "그 외 최근 환경테마주 정도를 제외하고는 산업재와 소재업종은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또한 위안화 약세의 수혜로 인한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조 연구위원은 "의류 쪽은 계절적 측면이나 중국 정부의 내수 소비 진작 정책의 영향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신흥국에 대한 시각을 반영하는 것 중 하나가 환율"이라며 "위안화가 강세로 갈 수 있었는데, 약세로 돌아선 것은 외국인의 부정적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개별 종목과 연계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