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위안화가치 하락을 틈타 중국 증시를 이탈하는 외국 자금이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 국부펀드(CIC)의 자금위탁운용사격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에 따르면, 지난 13~19일 일주일 동안 홍콩과 중국 증시를 떠난 자금은 23억 달러로 2008년 3월 이래 한 주간 최대 자금 유출량을 기록했다.
3월 6~12일까지 13억 달러가 홍콩과 중국 증시를 떠났고, 그 전주에도 10억 달러가 중국 증시에서 빠져나갔다. 증시에서 자금이 이탈하면서 역외시장에서 A주를 추종하는 ETF 상품에서도 역시 투자금이 빠르게 줄고 있다.
중국 증시를 떠나는 자금이 늘어난 것은 최근 중국 회사채 디폴트(채무불이행)와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시장의 불안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월 중순이후 진행된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도 시장 불안을 부추기고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역시 중국 증시의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19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중국 증시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CICC는 최근 위안화 평가절하(가치 하락) 추세와 영향이 지난번 위안화 절하시기(2012년 5~7월)때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2년 유럽 채권 위기와 최근 미국 양적완화 축소 등 두 시기 모두 해외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 경제성장 둔화와 인민은행의 위안화 환율 변동폭 확대와 맞물렸다. 다만 이번 위안화 가치 하락은 지난번보다 단기간에 큰 폭의 하락이 진행돼 증시에서의 자금 유출도 훨씬 컸다는 분석이다.
위안화 약세가 시작된 지난 2월 중국에 유입되는 국제투기자금(핫머니) 자금은 감소하기 시작했다. 인민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 금융기관의 외국환평형기금 신 증가액은 1282억4600만위안으로, 증가규모가 전월 대비 3091억위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5개월래 최저 기록이다. 외국환평형기금 신규 증가액 감소는 2월 대외무역 수지 악화와 위안화 약세 추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중국 금융당국은 증시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21일 자본시장이 '학수고대'하던 우선주 발행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상하이증권거래소 인덱스 50에 포함된 시가총액 상위기업과 인수합병에 나선 상장사, 자사주 매입 상장사들은 앞으로 우선주를 발행, 자본확충을 할 수 있게 됐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보통주보다 높은 배당을 지급해 상장사들의 자본확충에 주로 이용된다.
우선주 발행 허용으로 중국 증시에 상장한 은행주 등 대형 블루칩 주식이 대표적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주 발행 방침이 발표된 3월 21일 상하이와 선전 증시는 모두 크게 올라 각각 2000포인트와 7000포인트를 회복했다.
우선주 발행 허용 방침 발표 하루 전인 20일 상하이거래소는 QFII(적격 외국인 기관투자)와 RQFII(위안화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자)의 지분 한도를 20%에서 30%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투자 범위도 주식·채권·펀드 및 워런트외에도 우선주·정책성·금융채·국채·발행일결제거래·자산유동화증권(ABS) 등 상품에도 투자할 수 있게 됐다. 그 밖에 QFII와 RQFII가 여러개의 증권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