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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경제 긴급진단] ⑦-2 중국 구조개혁, 한국경제에 독인가 약인가

기사등록 : 2014-04-0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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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1에서 이어짐> - 중국은 30여 년간 고속성장을 겪은 후 조정을 겪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중국경제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국 경제에는 어떤 기회가 있을까?

전병서 교수 : 나는 중국의 변화가 우리 증시나 경제에 매우 부정적일 것으로 본다.

먼저 중국이 금융시장 개방하면 우리 증시가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중국이 MSCI 편입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가 MSCI에서 빨리 못 벗어나면, 중국이 CSI300이든 200이든 MSCI에 편입되는 순간 한국 익스포저(위험 노출)는 작년 뱅가드 사태와는 비교도 안 되는 상황이 올 수 밖에 없다.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은 한국에 최악의 위험을 가져 올 수 있다.

두 번째로 중국의 구조조정인데, 이것은 이제 '중간재 중국'은 죽었다는 뜻이다. 이번 구조조정 끝나고 나면 중국의 철강, 화학, 조선, 기계 섹터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등장할 것이다. 전 세계에서 원가가 가장 낮은 기업이 등장하는 것이다. 우리 '올드 이코노미' 기업은 이들과 붙으면 경쟁이 안 되는 구조가 나올 수 있다. 

한국의 전통산업이 지금은 중국에 [중간재를]잘 팔고 있지만, 중국의 구조조정이 끝나는 순간 역대 어디에서도 만나지 못한 강적들을 철강과 화학, 조선 그리고 기계산업에서 만나게 된다. 지금껏 없었던 막강한 라이벌이 등장하는 것이다. 내가 볼 때 한국의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그 스토리가 중국 구조조정 끝나는 순간 옛 추억으로 잊혀질 가능성이 크다.

세 번째가 가장 큰 화두인 소비다. 소비는 결국 '먹자, 입자, 바르자'로 이것이 중국 소비의 특성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소비는 '브랜드' 소비다. 그런데 우리는 세계적 브랜드가 하나도 없다. 지금은 '별에서 온 그대' 의 치맥(치킨과 맥주)때문에 팔릴지 몰라도 그게 한 달을 가겠나 일 년을 가겠나. 그 다음엔 명품인데 한국의 먹거리, 화장품, 패션의류 중에서 월드 브랜드가 하나도 없다. 이렇게 되면 이 소비는 우리 소비가 아니다. 게다가 앞으로는 IT소비인데, 우리가 강한 것은 IT하드웨어지 IT 서비스나 컨텐츠가 아니라는 것도 문제다.

중국이 앞으로 변할 수 있는 크리티컬한(중대한) 이 세 가지 포인트에 한국을 대입해 보면, 로지한(낙관적인) 그림보다는 글루미한(비관적인) 그림이 탁 튀어 나온다.

한국 증시는 중국에 관해 매우 낙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만, 안으로 들어가서 섹터별로 하나씩 뜯어다 보면 우리로서는 굉장히 갑갑한 상황이다. 중국 관련되는 주가들이 차화정에서 차 빼고 다 추락했고, 먹고 입고 바르는 종목들도 일년 동안 잘 갔다가 작년부터 왕창 내려 간 것이 모두 그로 인한 현상들이다.

중국이 집을 안 짓는가, 아니면 먹고 입고 바르지 않는가? 작년에 전 세계 럭셔리(사치품)의 30%에서 중국이 수입 1위였는데 우리나라 먹고 입고 바르는 제품들의 점유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브랜드에서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리스크를 알리지 않고 중국 내수 소비 좋다, 한국에서 관련 기업 또는 제품 잘 나간다고 말하고 있다.

화장품 회사들도 사실 보면, 한국 브랜드 화장품이 잘 나가고 있는 게 아니라 코스맥스 같은 전 세계 화장품 회사들의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회사들이 잘 나가는 것이다. 브랜드가 아니다. 브랜드 소비로 알려진 것들이 사실은 거의 다 OEM이다.

브랜드라 함은 정확히 얘기해서 유통망과 애프터 서비스(AS)를 뜻한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나라의 27배가 넘는 지역에 유통망을 건설할 능력이 없다. 그게 안 되면 중국 소비 안 되는 거다. 그리고 우리가 그렇게 넓은 지역을 AS해 본 적도 없다. 우리한테 지금 떡이 무지하게 큰 게 있지만, 우리가 손을 뻗어 집어 먹을 능력이 못 된다. 이게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앞서 안 박사도 얘기했지만, 이번 기회에 우리가 창조경제 스코프(범위)를 좀 설정해야 한다. 스코프라는 것이 아이템 품목 카테고리가 아니다. 리저널(지역적) 카테고리가 필요하다. 한국에 포커스된 IT 서비스 인터넷 같은 걸로는 망하는 거고. 아시아 지역을 커버하는 IT라면 중국이 자동으로 들어온다. 중국에 먹히는 앱 하나나 소프트웨어 하나, 이게 답이다. 네이버가 저렇게 성장하며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 드는 이유는 한국을 벗어난 라인(Line) 덕분이다. 아시아를 포커스하는 창조경제는 주가로서 보답하는 거다. 한국에만 포커스하는 창조경제, 즉 코스닥인데 코스닥 주가가 그냥 그런 이유가 지역적 한계 때문이다. 이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

내가 볼 땐 중국은 너무 좋아 보이는데, 안 박사가 얘기했듯 우리가 돈을 벌 준비가 돼 있는가 생각해 보면, 안 돼 있다.

그리고 우리가 정말 심각하게 봐야 되는 것은 중간재 중국이 죽었는데, 우리 내수는 여전히 중간재 중국의 죽은 꿈을 계속 쥐고 있다는 것이다. 그걸 주식시장도 기대하고 있고. 어떻게 보면 한국의 정책도 거기다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중국 구조조정이 끝나고 나면 중국의 꿈이 아니라 중국의 악몽이 되는 시대가 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한국 증시 어떻게 되겠나? 중국의 주력 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가졌다고 할 때, MSCI가 15%만 편입한다고 하자. 그리 되면 우리 자본시장에는 상당히 큰 리스크가 올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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