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올해 자금 유출로 이머징 아시아 금융시장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한국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재정 여건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에게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평가했다.
마크 데쉬밋 블랙록 아시아태평양 운용담당 CEO |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국채매입 축소(테이퍼링) 조치가 단기적인 경제 지표 변동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한국 경제 펀더멘털 개선을 가로막지는 못할 것이라며 한국 수출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데쉬밋 대표는 "블랙록은 연준이 테이퍼링을 언급한 이후로 한국에 대한 자산 비중을 확대해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증시에 비해 실물경제 회복이 부족하다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는 미국과 관련해서 블랙록은 올해 완만한 성장을 내다봤다.
데쉬밋 대표는 현재 진행형인 지정학 혼란과 연준 테이퍼링, 여전히 취약한 이머징 마켓 여건 등을 고려해 앞으로 미국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더욱 완만한 상승세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글로벌 증시 업종과 관련해서는 기술 및 에너지 부문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글로벌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기업 신뢰도 역시 개선되면서 자본지출이 늘어날 전망이어서 기술관련 업체들이 특히 수혜를 볼 것이란 설명이다.
에너지 업종은 지정학 리스크가 고조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는 유가와 여전히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임금 성장세 부진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지 않아 경기관련 소비재와 필수 소비재 관련 종목들은 전망이 밝지 않다는 평가다.
얼마 전 위안화 일일 변동폭을 2%로 확대한 중국과 관련해서는 블랙록은 우려보다는 중국 당국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그는 "부진한 중국 경제 지표와 정책 불확성 고조로 투자자들이 불안해하는 상황에서도 중국 당국은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7.5%로 재확인했다"며 "그만큼 당국이 높고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정책 최고 목표로 삼고 성장 개혁과 금융 디레버리징을 향해 좀더 점진적인 접근을 취할 것이란 게 블랙록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블랙록은 특히 중국과 인도의 개혁 노력이 자리잡아 강력한 수익 기반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같은 이유에서 블랙록이 중국의 "구경제" 국유 기업들을 선별적으로 주시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데쉬밋 대표는 블랙록이 마카오 게임 및 인터넷 부문과 같이 성장 및 모멘텀에 대한 익스포저가 큰 종목들은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상품시장과 관련한 질문에 전략적 투자 전략이 중요하다며, 다만 금에 대해서는 금리 인상 압력과 지지부진한 인플레 전망, 수급요인 등을 이유로 비중 축소를 권고한다고 답변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