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자금을 쉽게 확보하기 위해 은행지분을 늘리고 있어 금융당국이 긴장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 中당국, 부동산기업-은행 주주간 거래 면밀히 감시지난해 9월 열린 중국의 한 부동산업계 박람회에서 방문객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뉴시스>
중국 인민은행 기관지인 금융보 최신호에 따르면 10개 중국 대형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약 18조4000억위안(약 3조1600억원) 어치의 은행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부동산업체들은 이미 채무 비중이 과도한 상태여서 이 같은 지분인수 목적 자체가 의문시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대주주로서 유리한 대출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닌지 주목하고 있다.
금융보에 따르면 당국이 이 문제를 주시하기 시작했으며 따라서 기업들은 특혜성 대우를 기대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나섰다.
당국이나 은행의 입장에서는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은행의 주요주주가 될 경우 내부거래가 되므로 더 면밀한 감시와 통제를 받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 무디스 "관련사·하청업체에 대출 영향력"
중국의 완커나 헝다 등 대표적인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최근 6개월내 지역 은행의 소수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광저우의 부동산 재벌인 웨수 그룹은 지난해 말 홍콩 촹싱은행의 지분 75%를 사들여 아예 경영권을 인수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올해 초 주택판매수가 떨어지면서 소형 부동산개발업체들이 디폴트 위기를 맞으면서 자산시장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은 은행들의 부동산 관련 업종에 대한 대출을 총액기준으로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이 같은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부동산업체들의 지분인수에 대한 영향력 강화 기대와 실제 얻게되는 결과는 크게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케븐 장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업체들이 은행으로부터 직접 대출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직접 대출보다는 관련사나 하청업체들에 대한 대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부동산 자금, 은행 IPO시 지분 대량 인수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최근 중국은행들의 홍콩증시 상장에서 주된 자금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종의 상장기업 가운데 매출액 1위인 완커는 지난해 11월 후이상은행의 신규상장에서 단일 규모로는 최대인 8%대 지분을 매입한 바 있다.
당시 완커 측은 "고객들의 금융서비스에 대한 요구를 더 잘 만족시키기 위해 지분을 매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신규상장시 주요주주들의 과도한 물량 확보로 인해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게 되고 주가는 상장 당시보다 하락한 상황이다.
헝다부동산도 올해 초 화샤은행 지분 5%를 매입해 4대주주로 올라섰다.
헝다 측은 지분매입은 단순 투자목적이라고 밝히면서 생수 사업부터 중국프로축구단까지 다양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헝다의 높은 채무 규모으로 인해 자본대비 순부채비율이 160%를 기록, 지난해 두 배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 관계자는 재정 상태가 통제불능으로 가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