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서울 도심 빌딩의 공급이 늘면서 텅 빈 건물이 늘고 있다. 서울 여의도 빌딩은 공실률이 20%를 넘는다. 일부 빌딩은 지어진 지 2년이 다 돼가지만 여전히 이용하는 사람(또는 법인)이 없다. '풍요 속의 빈곤'이다.
빈 건물이 꽉차기를 기대하기도 당분간은 어렵다. 도심에서 빌딩은 늘어나는데 법인(기업)은 갈수록 도심을 이탈하고 있어서다. YTN은 상암동으로 사옥을 옮겼고 MBC도 상암으로 사옥을 이전한다. 더욱이 공공기관도 지방혁신도시로 이전한다.
7일 부동산 업계 따르면 서울 여의도와 강남 일대 도심의 빌딩 공실률이 지난 1분기 상승했다. 부동산종합서비스회사 DTZ코리아에 따르면 여의도 일대 빌딩의 공실률은 23.1%로 지난해 4분기 대비 1.2%포인트 올랐다. 1분기 강남 일대 공실률은 5.2%로 전분기 대비 1.7%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 공실률은 11.7%다.
공실률은 건물에서 비어있는 공간을 말한다. 공실률 23%는 10층 건물 기준으로 2개 층 넘게 비어 있다는 것이다.
여의도에 새로 들어선 IFC 건물은 공실률이 높다. IFC 건물은 3개동으로 구성된다. 그중 One IFC만 임대율 100%다. Two IFC 임대율을 70%대고 Three IFC는 임대율이 '0'이다. 3번째 건물은 통으로 비어있는 것이다.
IFC를 운영하는 AIG코리안 부동산개발 관계자는 "3번째 건물 공실률은 100"이라며 "가장 높은 이 건물은 두번째 건물 임대율이 일정 수준 되면 운영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두번째 건물 임대율은 70% 수준으로 세번째 건물도 곧 운영에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완공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도 건물이 약 절반은 비어 있다. 전경련 회관의 공실률은 44%에 이른다. LG CNS 외엔 이렇다 할 회사가 입주하지 않았다.
강남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공공기관이 지방혁신도시로 이전하기 때문에 빌딩을 새로 짓지 않아도 강남 일대 공실률은 지금보다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관계자는 "주택금융공사와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서부발전, 남부발전 등 공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는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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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중구 남대문로에 있는 YTN이 상암동으로 사옥을 옮겼다. 이전하기 전에도 YTN 사옥 공실률은 9.8% 수준이었다. YTN이 사옥을 옮기며 남대문로를 벗어난데다가 같은 빌딩을 사용하던 주택금융공사도 연내 지방혁신도시로 이전한다. 공실률은 더 높아지는 것이다.
DTZ코리아 관계자는 "YTN 이전 후 임차인 확보가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