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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주 FTA] 박근혜정부 첫 결실, 얻고 잃은 것은?

기사등록 : 2014-04-0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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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받고 쇠고기 내줘...광물자원 안정 수급 긍정적"

[뉴스핌=홍승훈 기자] 박근혜 정부 들어 첫 FTA(자유무역협정)인 한-호주 FTA 공식 서명이 8일 이뤄졌다.

최근 토니 애벗(Tony Abbott) 호주 총리 방한을 계기로 이뤄진 이번 공식서명으로 우리는 11번째 FTA를, 호주는 8번째 FTA를 맺게 됐다.

이번 FTA를 통해 우리는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호주에 자동차 및 에너지 자원분야를 중심으로 대호주 투자를 늘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다만 향후 쇠고기 등 낙농품에 대한 관세철폐로 국내 축산농가의 반발과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호주는 한국시장에 쇠고기 등 낙농품에 대한 본격적인 진출 계기가 됐고,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번 한·호주 FTA는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에 대한 이견으로 지난 2009년 개시됐다 2010년 중단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토니 애벗 총리가 이끄는 새 호주 정부의 스탠스 변화에 따라 ISD를 포함하는 협상안이 관철되면서 급진전됐다.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 우리가 얻은것들

이번 한-호주 FTA는 우리로선 자동차 등 공산품 시장개방을 얻은 반면 쇠고기 돼지고기 등 축산물 시장은 내줬다는 평가다.

최근 타결된 한-캐나다 FTA와 마찬가지로 이번 한-호주 FTA의 최대 수혜는 자동차분야로 꼽힌다. 현재 우리가 호주에 수출하는 자동차 관세율은 5%인데 이 중 가솔린 중형차(1500~300cc), 가솔린 소형차(1000~1500cc) 등 우리 주력품목에 대해 즉시 관세철폐에 합의했다. 나머지 승용차에 대해서도 3년내 철폐키로 했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은 "자동차의 경우 70% 이상을 즉시철폐하는 경우는 이번 FTA가 처음이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자동차 부품 역시 현행 5% 관세율인 타이어도 즉시 철폐되고 기어박스, 차체부품, 제동장치, 완충기 등의 차부품도 3년내 관세가 철폐된다.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건설중장비와 섬유기계 등 일반기계의 경우 대부분 즉시 관세가 철폐되고 철강과 석유화학 제품 역시 대부분 즉시철폐키로 했다.

또한 호주가 우리나라 최대의 광물자원(석유, 가스 등 제외) 공급국이란 점에서 향후 안정적인 광물자원 확보가 가능해졌다는데 정부측은 의미를 둔다. 지난해 기준 우리는 호주로부터 전체 철광의 72%, 석탄의 44%, 알루미늄광의 77%를 수입했다.

우태희 실장은 호주에 대해 "우리는 주로 자동차와 석유제품 등 공산품을 수출하고 호주는 원자재와 에너지자원을 수출하는 상호보완적 교역구조를 가진 이상적인 FTA 파트너"라며 "특히 우리 중소기업들의 경우 자동차범퍼, 광섬유 케이블, 공기청정기 필터, 식품, 화장품 등의 분야에서 관세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조달에 대한 시장접근을 약속, WTO 정부조달협정(GPA) 미회원국인 호주의 중앙정부, 지방정부 등에 대한 정부조달 시장 진출 확대도 기대되는 분야라고 덧붙였다.

◆ 우리가 잃은것들

받은 게 있으면 주는 것도 있는 것이 협상이다. 우리가 자동차 등 공산품시장 확대 기회를 얻은 반면 쇠고기 등 낙농품시장은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에선 우리 농축산품 민간성 보호를 위해 양허제외, 10년 초과 장기 관세철폐, 농산물 세이프가드, 계절관세 등 다양한 예외수단을 확보했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은 불가피해졌다.

대표적인 것이 쇠고기다. 지난해 기준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점유율을 보면 호주산이 55.6%(14만3000톤)으로 가장 높고 미국(34.7%, 8만9000톤), 뉴질랜드(8.8%, 2만3000톤)가 뒤를 잇는다.

최근 FTA가 타결된 캐나다의 경우 광우병 파동으로 국민 인식이 부정적이지만 호주산 쇠고기에 대해선 상당히 긍정적인 것도 향후 쇠고기에 대한 수입물량 급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호주 역시 이번 FTA 발효이후 향후 15년간 쇠고기를 포함한 호주산 농축산물의 한국 수출이 73%나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는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호주 외교통상부가 독립적 연구기관에 의뢰해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호주 FTA가 2015년 발효되면 2030년까지 15년간 호주산 농축산물 수출이 73%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이 외에 치즈, 설탕, 와인 등이 최대 수혜품목으로 꼽혔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에선 민감 품목인 농축수산물 부문에 대해선 비교적 보수적인 수준에서 협상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양허제외 품목 수로 봐도 한-캐나다에 비해선 적지만 한-미 FTA(16개), 한-EU FTA(42개)에 비하면 한-호주 FTA(158개)가 훨씬 많아 전반적인 농축수산물 시장개방 수준에선 선방했다고 자평했다.

이 외에 한-미FTA와 유사한 수준으로 개방된 서비스투자부문의 경우 호주측의 활발한 국내진출이 예상되고 있다. 현지법인 신고금액 기준으로 우리의 대호주 투자는 17억달러, 호주의 대한국 투자는 5억달러 수준이며 호주는 국내 법률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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