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경제가 올해 본격적으로 성장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기대가 높지만 시장 예상보다 강한 성장을 기록할 경우 오히려 글로벌 경제에 득보다 실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신화/뉴시스) |
8일(현지시각)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판단했다.
미국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보다 0.5%포인트 높을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압박이 대폭 높아질 것이라고 IMF는 전망했다.
이로 인해 미국뿐 아니라 이머징마켓의 시장금리가 기존의 전망보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가계와 기업부터 정부까지 채무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일부 이머징마켓의 성장률이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거나 해외 유동성이 썰물을 이루면 글로벌 경제 전반에 강한 충격을 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 경우 글로벌 경제 전반의 투자가 5년간 14% 가량 줄어드는 동시에 경제 성장 역시 동반 하락할 것이라고 IMF는 내다봤다.
미국 경제의 가파른 성장에 따른 타격이 현실화되면 특히 중국이 크게 일격을 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머징마켓과 교역 규모가 큰 만큼 중국의 국내총생산이 1%포인트 가량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 선진국 가운데서는 일본이 가장 크게 휘둘릴 것이라고 IMF는 예상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원자재 가격이 하락, 상품 수출국의 경제가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보고서와 관련, 투자가들은 IMF가 연준에 부양책 축소와 긴축의 속도를 적절히 조절할 것을 주문하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했다.
또 이머징마켓에 해외 투자자금 유출을 포함한 잠재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해 경제 구조 개혁을 서두를 것을 종용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연준은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 국내 상황에 집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주요국의 중앙은행이 공조에 나서야 할 이유가 거의 없고, 부양책 축소나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때 국내 상황이 최우선적인 변수라는 얘기다.
한편 IMF는 미국 경제가 올해 2.8% 성장한 데 이어 내년 3.0%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연준이 올해 말까지 자산 매입을 종료하는 한편 2015년 3분기 첫 금리인상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