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송유미 미술기자> |
지난 1월 초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원국희 신영증권 회장은 가슴이 먹먹해졌다.
10대 후반에 6.25 전쟁에 참전, 어느덧 80대가 된 원 회장에게 전쟁에 대한 아픔과 통일에 대한 염원은 남다를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 회장이 통일펀드를 구상한 것도 이 점이 크게 작용했다.
단순히 펀드로 '붐'을 일으키자는 마음에서 내린 결정이 아니었다. 학도병 당시 체험한 전쟁의 아픔을 딛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통일을 바라는 그의 마음을 담아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이렇게 운용업계 최초의 통일펀드는 신영자산운용의 간판 펀드인 '마라톤'에서 이름을 따 '마라톤통일코리아펀드'로 지었다. 신영증권 상품기획팀과 신영자산운용이 협력해 펀드를 만들었고, 허남권 부사장이 책임 운용역을 맡고 있다.
통일 이후 북한이 단계적으로 개발되는 과정에서 수혜를 볼 종목 50여개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원 회장은 포트폴리오를 직접 확인할 정도로 통일펀드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출시 초반 반응도 뜨겁다. 지점 23개에 불과한 신영증권에서만 판매하는 데도 한 달 만에 130억원이 유입, 흥행 몰이 중이다. 성과도 양호하다. 5% 이상의 수익률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3.24%)를 2%p 가까이 상회하고 있다.
운용업계에서는 한 달 만에 뭉칫돈을 이끌어낸 통일펀드를 두고 원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이 버팀목이 되었다고 보고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원 회장과 지인들이 통일펀드에 대해 애정을 갖고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펀드에 생각 이상으로 돈이 많이 유입되고 있어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백현지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