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지속된 제로금리 시대의 종료를 예고하는 움직임이 월가에 확산되고 있다.
최근 금리상승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한 상장지수펀드(ETF)가 봇물을 이루는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사진:AP/뉴시스) |
15일(현지시각)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블랙록을 포함한 월가의 머니매니저들이 금리상승에 따른 손실을 헤지하는 데 목적을 두고 설계된 ETF를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6개월 사이 출시된 상품은 17개로 집계됐다. 이는 과거 3년간 판매된 상품보다 많은 수치다.
최근 출시된 ETF의 자산 규모는 4억30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 투자자들 사이에 금리상승에 대한 경계감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반영했다.
이들 ETF는 장기물 채권을 매입하는 동시에 국채나 국채 선물에 대해 숏 포지션을 취한다. 시장금리가 상승할 때 숏 포지션을 통해 손실을 헤지하는 구조다.
서파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제이슨 건켈 애널리스트는 “금리가 오를 때 자산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를 묻는 투자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고객들 사이에 최대 화두가 금리상승 리스크”라고 전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해 12월부터 양적완화(QE)를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는 데다 내년 하반기 중 기준금리를 인상, 5년간 이어온 제로금리 정책을 종료할 것이라는 데 시장의 의견이 모아졌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QE 종료 후 6개월 사이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투자자들은 상당한 의미를 두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3%를 넘어섰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6%선까지 밀렸지만 연말 3% 선을 회복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미국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경우 금리가 오를 여지가 더욱 높아진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0.2% 상승,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0.1%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연준의 금리상승에 가장 민감한 중기물 국채 수익률이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장중 5년물 수익률이 오른 데 반해 30년물 수익률이 하락, 스프레드가 3bp 떨어진 1.86%포인트까지 밀렸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