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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금융권…농협·외환·국민銀 비용통제 '빨간불'

기사등록 : 2014-04-1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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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경비율 높아…수익성↓ 판관비 ↑

[뉴스핌=노희준 기자] 국내은행 중 NH농협·KEB외환·KB국민은행의 비용통제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가와 외국계 은행, 보험권으로 아른거리는 구조조정의 그림자가 쉽게 국내 주요 은행으로 드리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9개 시중은행 2012년, 2013년 이익경비율 현황
<자료=각 은행 경영공시, 감사보고서> 증감 단위는 %p

17일 KDB산업은행(적자 제외)과 지방은행을 제외하고 신한·국민·우리·하나·외환·농협·IBK기업·한국SC·한국씨티 은행의 '이익경비율'을 분석한 결과, 9개 은행의 평균 이익경비율은 55.1%로 나왔다. 이는 2012년 같은 은행 평균 이익경비율 50.4%보다 4.7%p 높아진 것이다.

이익경비율은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판관비로 지출하는 비율이다. 이 숫자가 낮을수록 경영효율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감독원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에서는 이를 '판관비/충당금적립전이익+판관비'로 산정하고 있다.

우선 외환은행이 10.4%p로 2012년에 비해 이익경비율이 가장 크게 뛰었다. 이어 우리은행 7.6%p, 국민은행 6.9%p, 기업은행 6.4%p, SC은행 5.6%p, 신한은행 5.4%p, 농협은행 3.1%p 순으로 상승했다. 씨티은행만이 2.9%p 떨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SC은행이 이익경비율이 64.1%로 가장 높았다. 비용통제 능력이 가장 뒤쳐진 것이다. 이어 농협은행 61.3%, 외환은행 58.7%, 국민은행 57.1%, 씨티은행 56.9%로 분석됐다. 이들 은행은 평균보다 비용통제 역량이 저조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52.8%, 신한은행은 51.0%, 우리은행은 48.5%, 기업은행은 45.6%로 평균보다 비용통제 능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났다.

지난해 은행권 전반이 이익통제에 실패한 것은 저성장, 저금리로 수익성은 2012년에 비해 나빠졌지만, 판관비는 외려 늘어난 탓이다. 

실제 9개 은행의 근본적이익창출능력인 충당금적립전이익은 3조2966억원 줄었지만, 판관비는 5629억원 불어났다.

외환은행은 충당금적립전이익이 2012년에 비해 35%나 급감, 9개 은행에서 이익창출능력이 가장 크게 줄어든 반면 판관비는 2% 감소하는 데 그쳐 불명예를 얻었다. 우리은행 역시 충당금적립전이익이 26% 추락한 영향을 받았다.

국민은행 또한 충당금적립전이익이 1년 만에 22% 쪼그라들었지만, 판관비가 3% 증가한 결과다. 농협은행은 충당금적립전이익은 10% 늘었지만, 판관비가 25%로 9개 은행 중 가장 크게 불어나 비용통제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판관비가 늘어난 것은 판관비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줄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이 쉽지 않은 탓인데, 실제 농협은행을 제외하고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나머지 8개 은행의 총직원수는 거의(+1명) 변함이 없다. 반면 급여총액은 586억원 불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수익 개선의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저성장이 새로운 '뉴노멀(정상상태)'이 됐기 때문이다.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 두리번거리지만, 이자이익에만 의존해온 데다 각종 금융사고로 새로운 것을 시도할 만한 처지도 아닌 게 은행권 현실이다.

결국 만지작거릴 수 있는 카드는 '마른수건 짜내기'와 한발짝 더 나간 점포 및 인력감축, 즉 구조조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지난해 SC은행은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본부 조직을 축소했다. 씨티은행 역시 190개 국내 지점 중 약 30%를 통합키로 하면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상장, 저금리 기조가 단기간에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성 성과는 충당금 관리와 비용통제에서 갈리게 돼 있다"며 "점포가 많고 인력이 많은 곳은 상대적으로 비용통제가 쉽지 않아 구조조정 얘기를 강 건너 불구경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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