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현기 기자] "규제 수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프로세스의 정립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것의 전제는 신뢰성 회복과 충분한 시간이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파생상품실장은 17일 여의도 자본시장연구원 대회의실에서 한국증권학회(회장 길재욱)가 개최한 '제1차 증권사랑방'에서 '파생상품시장 활성화 방향'이란 주제로 발표를 맡아 이같이 말했다.
남 실장은 파생상품시장 개선을 위해 ▲규제 프로세스의 체계화 ▲자율규제의 확대와 적시 신상품 상장 프로세스 구축 ▲코스피200 선물옵션·ELW ·FX마진 기존 제도의 합리화 등을 제시했다.
그는 "소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건 어쩔 수 없으나 한 번 외양간을 고치고나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리스크 발생 후 시행된 규제의 사후효과 검증에 대해서 강조했다.
현재 파생상품 시장은 지난해 벌어진 한맥증권사태 및 2011년말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 전격 시행된 코스피200 옵션 승수 5배(기존 10만원→50만원) 인상 등으로 인해 지난해 거래량 기준으로 연간 55.3% 급감한 8억2000만계약에 그치면서 총체적 난국에 봉착했다.
이에 대해 남 실장은 "승수 인상은 거래단위의 급격한 인상으로 거래비용 증가 및 유동성 저하가 발생한다"며 "외국에서도 호주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유사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영국·홍콩의 해외규제 특징 및 사례에 대해서도 발표됐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근본적 해결방악을 모색하는 외국과 달리 한국은 사태 발생 이후 1~2달 내에 사건 경과 및 최종 대책안이 발표됐다며 정부의 성급한 대처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남 실장의 발표 후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정규윤 금융투자협회 증권파생상품서비스본부장, 이현철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 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김원대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이현철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우리나라가 파생강국으로 불리기에는 비정상적으로 코스피200 선물옵션 거래량만 많았다"며 "다른 상품도 균형있게 발전되는 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순히 거래량·거래대금을 목표화하기보단 아시아의 비교 가능한 시장상품 거래여건에 맞춰서 국제적으로 균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한다"고 밝혔다.
김원대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 본부장은 "거래 부진의 주된 원인은 승수 인상에 따른 거래비용 증가"라며 "지수옵션의 승수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개별 주식상품 등을 비롯한 로컬시장 상품은 백화점식으로 다양하게 상장할필요가 있다"며 "침체된 파생시장을 위해 빠른 시일내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현기 기자 (henr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