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중국 현지에서는 중국 증감회가 올해 안에 수십 개의 증권사 라이센스를 발급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 소문은 감독당국이 온라인 증권사나 투자은행, 자산관리 등 전문분야만 영위하는 증권사들의 설립을 허용할 것이며, 민간자본의 진출에 대해서도 규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는 감독당국이 16년 만에 공식적으로 신규 증권사 설립을 허용하는 것으로 중국 증권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2012년 기준 중국 내 증권사는 114곳에 달하지만 총 매출은 1295억 위안 중 상위 10개 증권사의 매출비중이 42%, 상위 20개 증권사의 매출비중이 61%를 차지했다. 특히 순이익으로는 상위 10개 증권사가 56%, 상위 20개 증권사 비중이 74%에 달했다.
그 중 15개 증권사가 적자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의 중소 증권사들은 수익성이 매우 저조했다. 그러나 라이센스의 희소성으로 인해 재산권거래시장에서는 몇 년간 적자만 기록한 중소증권사들의 지분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기이한 현상도 나타났다.
그러나 신규 증권사 라이센스 발급과 민간자본의 진출을 허용하게 되면 현 판도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영업활동이 거의 없이 라이센스 가치 하나만으로 명맥을 유지해왔던 일부 허울뿐인 증권사가 점차적으로 사라질 것이다.
또 수익구조에도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기준 중국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부문은 매출비중은 39%에 달하는 최대 사업영역이다. 그러나 평균 수수료율은 2007년의 0.187%에서 2012년의 0.078%로 절반 이상 하락, 향후 온라인증권사 출현으로 수수료율은 더 낮아질 전망이다.
따라서 증권업에 큰 관심을 가져왔던 알리바바, 텐센트 등 거물 인터넷업체들이 막강한 자금력, 기술력과 고객기반을 통해 증권업계에 진출한다면 기존 증권사들에게는 큰 타격이 될 것이다.
특히 텐센트가 올해 2월 국금증권과 0.02%의 낮은 수수료와 증권업계 최초 계좌예수금의 MMF(머니마켓펀드) 자동매입이 가능한 ‘융진보(Yongjinbao)’ 상품을 출시했고, 기타 증권사들은 반발이 심해졌다. 그러나 예전과 달리 감독당국이 거래수수료는 원가 이하의 악의경쟁이 아니면 증권사가 자율로 정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히며 국금증권의 손을 들어주면서 거래수수료율 하락 추세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산업 진입규제 완화와 인터넷업체들의 진출로 전통적인 증권사들의 수익에는 단기적으로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증권산업 진입장벽 완화는 호항통(扈港通) 정책, 적격외국계기관투자자(QFII) 확대 등 중국 자본시장의 개방과 상장(IPO) 규제 완화, 회사채 발행 독려, 신삼판 확대 등 증권산업 구조개혁과 함께 진행되는 것으로 브로커리지 매출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종합적인 대형 증권사에는 전례없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철 한국투자증권 해외투자영업부 중국주식전문가
약력
2007년 중국 연변 대학 기계공학과 졸업
2007~2010년 상해에셋플러스투자자문 근무
2010년 중국 초상증권 상해지점 근무
2011~ 현재 한국투자증권 해외투자영업부 근무
[뉴스핌 Newsp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