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최근 미국 에너지 업종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밸류에이션을 중시하는 투자 패턴이 형성되면서 에너지 업종이 각광을 받고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에너지 산업의 경기 후행성을 감안했을 때, 이들 ETF에 지금 투자하는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각) 미국 투자 전문매체 <ETF트렌드>에 따르면 대표적인 에너지 ETF인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펀드(XLE)에 올해 들어 26억달러 자금이 유입됐다. 에너지 업종에 유입된 자금 중 최대 규모다.
XLE는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성과를 추종하는 ETF로 원유나 천연가스를 생산·개발하는 기업이나 채굴산업을 하는 업체에 주로 투자한다. 에너지 ETF 중에서는 유틸리티 셀렉트 섹터 SPDR(XLU) 다음으로 수익이 높다.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펀드(XLE) 수익률 추이 [출처: BigCharts.com] |
이들 세 기업은 XLE 전체 자산의 32%를 차지하고 있어, 이번 주 실적 발표에 따라 XLE 수익률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엑손 모빌과 코노코필립스는 내달 1일, 셰브론은 내달 2일에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일각에서는 현재 에너지 ETF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증시 강세장이 끝물에 가까워졌음을 의미한다는 시각도 나왔다. 에너지나 유틸리티는 대표적인 경기 후행성 산업이기 때문이다.
조나단 크린스키 MKM 파트너스 수석 시장 분석가는 "XLE는 다른 투자자들이 주식에서 재미를 보고 떠난 다음에야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XLU 등 유틸리티 ETF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에 대해서도 일부 의심의 눈초리가 있었다.
이들 종목은 배당이 높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로 채권 값이 급락했을 경우에 대비하는 자산이란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30일 연준이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매입 규모를 100억달러 추가 축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는 가운데 채권 투자자들이 유틸리티 ETF로 미리 갈아타면서 현재의 자금 유입세를 이끈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S&P500지수와 에너지·유틸리티 업종 상승세 추이 [출처: 팩트셋 (마켓워치 재인용)] |
에너지 종목은 지난 2월 25일 이후 7% 넘게 상승했다. S&P500지수가 2% 조금 넘게 상승한 것에 비하면 양호한 성적이다.
주가수익배율(PER) 측면에서도 에너지 업종은 아직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진단이다.
이 잡지는 "에너지 업종은 PER가 14.2배로 S&P500지수의 17.8배보다 낮다"며 "가치주에 투자하는 최근 흐름에 맞춰 에너지 업종의 투자 매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