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미국 은퇴자금이 다시금 주식으로 몰리면서 증시 상승세 지속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식으로 발걸음을 돌린 퇴직연금 자금의 비중이 6년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고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인사 컨설팅업체 에이온 휴잇(Aon Hewitt)이 대기업 종사자 130만명을 대상으로 미국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인 '401(K)'을 조사한 결과 3월 신규 은퇴 포트폴리오 중 67%가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중은 모기지 디폴트 우려가 높아졌던 지난 2008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증시가 저점을 찍었던 2009년 3월에는 56%의 비중을 나타낸 바 있다. 다만 75%를 기록했던 닷컴버블 시기에는 미치지 못했다.
새 은퇴 포트폴리오의 주식 할당 비중 변동 추이. [자료 : Aon Hewitt. WSJ 재인용] |
3월 기준 전체 401(K) 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66%로 집계됐다. 지난 2009년 2월 48%에서 18%p(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협회(ICI)에 따르면 지난 2013년 401(K)를 비롯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규모는 5조9000억달러를 기록했다.
주식 비중이 커진 것은 미국 경제 회복 신호에 주식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한 까닭이다. 작년 한해 S&P500지수는 배당 포함 32%나 급등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퇴직연금 투자자들이 너무 늦게 뛰어들었다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작년과 달리 주식시장 상승세가 미미한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이후 현재까지 S&P500은 1.9% 오르는 데 그쳤으며, 지난 4월 고점에서는 오히려 0.4% 떨어졌다. 작년 첫 4개월간 지수 상승폭은 11%를 기록했다.
과거에도 퇴직 연금 투자자들이 주식 비중을 늘렸지만 증시 폭락으로 크게 손실을 입은 바 있다. 2007년 10월 기준 투자자들은 새 401(K) 포트폴리오 중 69%를 주식에 돌렸지만 이후 미국 증시는 급락세를 보였다. 당시 S&P500은 2009년 3월까지 무려 57%나 폭락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